美 정부, 전기차 생산 강화 방침에 자동차 업계 반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경제

자동차 업계 “부품 공급과 공급망 문제 외에도 소비자 저항 고려해야”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0 14:25:01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경찰관이 교통 체증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공격적인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목표가 자동차 제조와 공급망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차량 제조사 모임인 자동차 혁신 연합(AAI)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폭스바겐 △BMW △현대기아차 등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를 회원사로 둔 AAI는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같은 전동화 부품과 전기차 충전기 등의 공급망의 문제, 소비자 저항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PA는 미국에서 만든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 동안 생산한 자동차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 허용량을 축소하는 내용의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안을 지난달 12일 발표했다.

AAI는 EPA가 발표한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기준에 대해 요구하는 일정이 너무 짧다며 반발하고 있다.

AAI는 EPA의 이번 법안이 “자동차 제조업체와 근로자, 소비자를 비롯해 궁극적으로는 전국의 개인·가족·기업의 요구를 충족하는 차량의 가용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PA의 방안이 확정될 경우 환경오염 물질 배출은 연평균 13%씩 감축해야하며 2026년에는 자동차 배출가스의 56%를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EPA는 감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2032년까지 새로 판매되는 차량의 67%가 전기차(EV)가 돼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V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보다 10배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승용차 중 전기차의 비중은 5.8%에 불과했다.

미국 정부의 목표치에 대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EPA가 발표한 규제안은 전기차를 단 8년 만에 10배 이상 판매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대했다.

2021년 8월에 이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30년까지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전기 하이브리드 차를 40%에서 50%까지 생산한다는 목표에 동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0% 목표를 설정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 운동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환경 오염 물질 감축안을 완화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EPA가 더 엄격한 규칙을 제안했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위원회는 ‘첨단 청정 차량 규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미국 정부안보다 더욱 적극적인 환경보호 정책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2036년부터 새로운 디젤 트럭 판매가 중단되고 2042년부터는 배기가스 배출이 전면 금지된다.

또 이 규정에서는 쓰레기 트럭과 배달 트럭을 포함한 신규 상용 트럭에서 탄소 배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상용트럭의 전기화를 의무화했다.

특히 주요 항구를 오가며 화물을 운반하는 트럭은 2035년까지 전기차로 교체해야 한다. 쓰레기 트럭과 스쿨버스는 2027년까지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해야 한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