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美 디폴트 우려에 ‘주춤’… 반등 기대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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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2만8000달러대 이후 6일째 2만6000대 등락
업계 “안전자산 수요 증가·편입 시 가격 상승 가능”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8 09:34:11

▲ 1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6777달러로 24시간 전 2만6979달러보다 0.75% 내렸다. 11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2만7000달러대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 법안 통과도 악재를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 부채한도 상향 조정 시 유동성 증가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고 한도 협상이 지연돼도 안전자산 수요가 비트코인에 유입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6777달러로 24시간 전 2만6979달러보다 0.75% 내렸다. 11일 2만8000달러대로 마감한 이후 엿새째 2만6000~2만7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나머지 가상자산) 대장주인 이더리움도 열흘 가까이 1800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실패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16일(현지시간) 부채한도 문제 논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부채 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최대치를 의회가 설정한 것으로 이를 초과해서 국채를 발행하려면 의회가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탈(VC) 마마벤처스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조정 2차 회동은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아 결렬됐고 이에 극적 타결 가능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는 중이다”며 “현재 연방정부 디폴트 데드라인은 6월1일로 그 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세계 증시가 폭락한 2011년 8월의 악몽을 재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U가 가상자산 규제 법안 세계 최초로 시행하기로 한 점도 악재로 다가왔다. EU 이사회는 16일(현지시간) 암호자산시장법(MiCA·미카) 시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MiCA는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소비자 보호·환경 세이프가드 조치 등을 담은 일종의 포괄적 규제 법안이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업체는 EU 역내에서 영업하기 위해 공식 인가를 받아야 하고 투자자 자산을 잃을 경우 업체 측이 법적 책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악재에도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빗썸경제연구소는 16일 보고서에서 미국 부채한도가 상향 조정될 경우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확장재정정책에 따른 시중 유동성 증가와 화폐가치 하락으로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트코인은 그간 시장 유동성이 늘어나면 가격 상승을 나타냈다.

부채한도 상향 승인이 지연될 경우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디폴트 사태에 직면하면 신용하락에 따른 급격한 신용경색으로 유동성이 저하되면서 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재발될 가능성이 높은데 비트코인은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가격이 상승한 바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비트코인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은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과 비트코인의 반감기 도래가 비트코인 가격의 우상향을 견인하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다”면서도 “긴축 통화 종료와 반감기 도래까지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므로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의 가격 향방은 최근 지속되는 미국 은행 예금의 이탈세로 우려되는 추가 미국 중소형 은행 도산 여부와 부채 상향 한도 지연 등에 따른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 디폴트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신뢰할 만한 가치저장수단의 부재에 대한 인식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화되는 헤지(위험회피) 수요로 연내 비트코인이 4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테라-루나 사태’ 직전 가격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불신이 해소된 가격대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 정부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에 변동이 있다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데 연내 2021년 고점(6만8000달러) 도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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