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약 2주간의 휴지지에 들어간 여의도 정가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이하 방통위) 위원장 후보자’를 둘러싼 공방으로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지명을 ‘언론장악 시도’로 규정, '지명 철회'를 외치며 대여투쟁에 들어갔다. 이를 ‘거대 야당의 억지주장’이라고 비판하는 여당이 좌편향화 한 공영방송 실태를 폭로하며 여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전날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첫 출근 시 “특정 진영의 정파적 이해에 바탕을 둔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달하는 것은 언론의 본 영역을 이탈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5월 면직처리된 후 해당 직위는 공석상태다. 공영방송 경영진을 교체할 권한을 가진 기구가 방통위다. 이 후보자는 지명 이후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골몰하고 있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날 이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언론탄압·방송장악 의혹에 대해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돼서도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가짜뉴스를 퍼나른다거나 특정 진영의 정파적 이해에 바탕한 논리나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달한다면 언론 본 영역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공산당의 신문·방송을 언론이라 부르지 않는다”고 덧붙이자, ‘공산당 기관지 같은 곳’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후보자의 답변은 간결 명쾌했다.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또한 본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권과 방송계 일각에선 이 후보자 이력을 거론하며 그의 방송관(觀)을 ‘총선 대비 윤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몰아간다. 그들의 표현을 빌면, △MB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공영방송 간부 교체 주도 및 언론자유 억압 △이 후보자 아들이 자사고 재학 당시 학교폭력의 가해자인데 이 후보자가 이를 무마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명 직후 민주당 의원 일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한국기자협회 등 7개 언론현업단체들의 규탄 성명이 이어졌다. 전날 민주당은 ‘방통위 일시정지법’ 발의 후 이 후보자 임명이 강행될 경우 방통위 기능을 무력화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계속된 방통위원장의 ‘정치 편향’ 논란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방송계 관계자가 일본의 사례를 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과거부터 정치편향 논란에 휘말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6년부터 ‘방송제작 등 업무 전반에 걸쳐 정치적 압력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공식화”했으며, “‘정치외압’을 극복하고자 ‘신방송 지침’을 통해 편집판단을 오직 NHK 스스로 판단해 정치로부터 독립된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재원의 대부분인 수신료를 의회 승인으로 받지만 의회의 직접적 영향력 행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한국의 대표 공영방송, 전국민이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부담해 온 KBS의 경우 방통위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의 입김으로 공영방송 이사진이 결정되는 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편향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영방송을 위한 더 공정한 게임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의 공영방송이 ‘정치편향’ 논란에 휘말린 이유도 이런 구조적 문제가 깨지지 않아서"다. "여전히 좌편향 논란에 휘말린 이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이 후보자가 억울한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한 달 반 KBS와 MBC 라디오의 대표적 시사프로들의 패널 성향을 분석해 내놓은 바 있다. 친야 성향 인사가 143회 출연한 반면, 친여 성향 인사는 10회 출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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