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57조 ‘긴축 예산’… 지출증가 2.8%로 묶고 ‘23조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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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 적자 58조→92조… 역대급 세수펑크에 고강도 허리띠 졸라매기 ‘단행’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29 17:34:45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이 총지출 656조9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는 올해 본예산보다 2.8% 늘어난 것으로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로 20년 만의 최소 증가폭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도 경상 성장률(4.9%)에 크게 못 미치는 ‘긴축 재정’이 실행되는 셈이다. 내년도 총수입은 총지출보다 45조 원 정도 부족한 612조1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역대급 ‘세수 펑크’ 대란에 나라 살림살이의 허리띠를 바짝 조였지만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9%까지 불어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 한도(3.0%)를 넘어서게 됐다.

29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위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이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브리핑을 통해 “대폭 감소한 세수 여건에도 내년도 재정수지 적자 악화폭을 최소화했다”며 “건전재정 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총지출은 18조2000억 원(2.8%) 증가한 656조9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 6월 말 재정전략회의에서 보고된 ‘4%대 중반’보다도 2%p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세수 부담이 역대급으로 커지자 4%는 물론 3% 증가율도 지켜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처음으로 편성한 올해 예산의 지출 증가율(5.1%)보다도 크게 낮은 증가폭이다.

특히 확장재정을 이어 갔던 문재인정부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문재인 정부 시기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8~2022년 예산안 상 총지출 증가율은 연 7~9%대였다. 2020~2022년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9% 안팎 지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도 총지출 증가율은 9.5%에 달했다.

내년도 총수입은 13조6000억 원(2.2%) 감소한 612조1000억 원이다. 기금 등 국세 외 수입을 19조5000억 원 늘려 잡았지만 국세수입이 33조1000억 원 줄어든 탓에 총수입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총지출·총수입 격차에 따라 재정수지는 악화하게 됐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8조2000억 원에서 92조 원으로 33조8000억 원 증가해 GDP 대비 적자 비율이 2.6%에서 3.9%로 1.3%p 올라갔다. 국가채무도 61조8000억 원 불어나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서도 재정수지 악화를 최대한 억제했다”며 “오는 2025년부터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약 23조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24조 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조 원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세수 부족세가 확대되면서 총지출 증가 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구조조정을 통해 필요 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확보하고 재정을 정상화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인 구조조정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재부는 주요 구조조정 분야로 연구개발(R&D) 및 국고 보조금 사업을 거론했다. R&D 사업에서 7조 원 규모로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보조금 사업에서 4조 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기재부 측은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원점 재검토하고 재정 누수요인을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약자 복지를 비롯한 민생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지출의 4대 키워드로는 ‘약자복지·미래준비·일자리 창출·국가 본질기능 수행’이 제시됐다.

대표적인 예산사업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는 162만 원에서 183만4000원으로 21만3000원(13.2%) 상향 조정된다. 중증장애인의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은 폐지된다. 노인 일자리는 88만3000개에서 103만 개로 늘리고 노인 일자리 수당도 6년 만에 2만~4만 원 올라간다.

또 저출산 대응을 위해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12개월에서 18개월로 6개월 확대한다.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해서는 특별공급(분양)을 신설하고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한다. 대중교통 요금할인을 제공하는 K-패스도 도입된다.

아울러 내년 사병 월급(병장 기준)을 사회진출지원금을 포함해 월 130만 원에서 165만 원으로 인상해 2025년까지 ‘병사 봉급 200만 원 달성’이라는 국정 과제 목표를 완수할 계획이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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