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업 소식에 현대차·기아 ‘투심’ 꿈틀… “주가 회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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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파업發’ 공급·제고 축소 기대에 일주일간 2~3% 상승
올해 영업이익 사상 최대인 현대차 14.6조 원·기아 11.8조 원 예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9 11:39:01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1~18일)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0%, 2.3%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0.7%)을 웃돌았다.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쏘나타’의 모습.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가 주가 상승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3대 자동차회사의 노조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파업 우려’를 씻어낸 데 이어 연간 영업이익이 불어나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저평가 매력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완성차업체 현대차는 전날 19만1000원에 장을 마치며 일주일 전(18만5500원) 대비 3.0% 상승했다. 연중 최고점인 21만 원(5월10일 종가)과 비교해 10%가량 모자라지만 닷새간 나흘 상승 마감하면서 상승세에 올라탔다. 기아도 일주일 동안 7만7600원에서 7만9400원으로 2.3% 오르며 8만 원대 턱 밑까지 쫓아왔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0.7% 오른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상승률이다.

외부적인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경쟁업체의 파업 소식이다. 외신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15일(현지시각)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3대 업체 3개 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한 뒤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UAW는 협상에서 4년간 36%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GM은 20%·포드는 16%·스텔란티스는 14.5%를 각각 제시한 상태다.

현대차·기아로서는 호재다. 협상 결렬로 파업을 장기간 이어갈 경우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오를 수 있고 판매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으로 GM·포드·스텔란티스 제품의 원가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노조가 없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GM·포드·스텔란티스의 올 8월 미국 판매량은 총 408만5000대로 전체 판매량의 39.7%를 차지한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테슬라 등 전기차업체보다 내연기관차 중심 업체의 반사이익이 더 크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미국 내 차종별 판매량 비중은 내연기관차 83.76%·전기차 4.79%로 파업 중인 3개사와 비슷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 공급 축소로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변해 인센티브 감소, 평균신차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3사 동시 파업으로 한국·일본·독일 등 글로벌 메이커의 고른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재고 증가·대기수요 감소가 판매·실적의 피크아웃(하락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도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9조8198억 원에서 14조6311억 원으로 49.0%, 기아는 7조2331억 원에서 11조8320억 원으로 6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의 2022년 영업이익과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 ⓒ스카이데일리

내부적인 요인도 크다. 현대차는 그간 악재로 꼽힌 파업 우려를 해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여 과반 이상의 찬성을 받고 합의를 타결했다. 의미는 상당하다. 하반기 파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면서 특근 등을 통한 생산 확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증권가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4조6311억 원으로 전년(9조8198억 원) 대비 49.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도 작년 7조2331억 원에서 올해 11조8320억 원으로 63.6% 늘어날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피크아웃 우려로 국내수급의 매도가 누적된 상황이지만 3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빠른 주가 회복이 예상한다”며 “3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는 2분기 대비 각각 3만 대 감소로 -5% 이내에 그칠 것이고 미국 전기차 판촉 강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는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상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저평가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올 5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하다. 당시 현대차는 20만 원·기아는 9만 원대에서 움직였다. 두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각각 4.50배·3.57배로 코스피 평균(10.87배)에 못 미치고 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3~4배 수준의 12개월 선행 PER을 형성했던 적은 2008년 경제위기뿐이었다”며 “10년 전에 비해 확연히 성장한 자동차 업종의 외형·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경쟁력·높은 배당수익률 감안했을 때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