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 2489가구로 전월 대비 7.9%(4564가구) 늘었다. 이 중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 2458가구로 전체의 83.9%에 달했다.
월간 기준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1만31가구로 전월(6998가구) 대비 43.3%(3033가구) 급증했다. 서울 미분양은 958가구로 전월 대비 9.2%(81가구) 늘어났고 경기는 5803가구로 20.3%(980가구) 늘었다. 인천 미분양이 3270가구로 전월 대비 151.9%(1972가구) 폭증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사용검사를 받은 이후까지 분양되지 않은 주택을 말한다.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한 주택인 만큼 시공사나 시행사가 떠안게 된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 857가구로 전월보다 3.7%(392가구) 증가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2167가구·지방 8690가구로 각각 3.7%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461가구로 전월 보다 15.0%(60가구) 늘었다.
지방에서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은 전라남도 1212가구로 집계됐다. 이어 △경상남도 1116가구 △제주특별자치도 1059가구 △대구광역시 1044가구 △부산광역시 882가구 △충청남도 836가구 △경상북도 824가구 등이다.
작년 1월 입주를 시작한 대구광역시 ‘안심 호반써밋 이스텔라’ 아파트는 준공 후에도 일부 가구가 팔려나가지 않자 ‘5년 잔금 유예 혹은 선납 할인 혜택’을 내걸고 미분양 털기에 나섰다.
분양가의 15%를 선납하고 나머지 85%를 5년 뒤에 납부할 수 있는 '5년 잔금 유예'나 잔금 유예를 하지 않으면 7000만 원에서 최대 9300만 원을 일시에 할인받을 수 있는 ‘선납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할인 분양 과정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기존 계약자와 건설사 간 갈등을 빚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호반써밋 이스텔라’ 입주민들은 단지 내 ‘할인분양 결사반대 입주금지’ 등이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 서울 서초구 호반산업 본사앞에서는 할인 분양을 소급 적용하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악성 미분양 물량 부담을 떠안은 시행사와 분양 대행사들도 미분양 물량 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페이백’ ‘계약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할인해 주는가 하면 고객이 다른 고객을 데려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종의 다단계 마케팅 기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7월 대구광역시 동구에 준공 예정인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794가구)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함께 ‘페이백’이라는 이름으로약 4000만 원을 할인해 줬다. 또 대구 남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대명센트럴 2차’는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추고 계약축하금 약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계약조건이 변경될 경우 기존 계약자에게도 소급해 혜택을 똑같이 적용해주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가 시행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경기도 수원시에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매교역 팰루시드’ 등이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내걸었다. 이 단지는 당첨자 계약시부터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계약 이후에 분양가 할인 등 조건이 바뀔 것을 우려해 당장 계약을 망설이는 실거주 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해 하반기 대우건설이 서울 동작구에 분양해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한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내세웠다.
입주 시점에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을 경우 사업 주체에 되팔 수 있는 ‘환매조건부 분양’을 내건 단지들도 있다. 2026년 입주하는 서울 강동구 길동 오피스텔 '강동역 SK리더스 뷰'는 작년 말 잔여 세대에 대해 '환매조건부 분양'을 내걸어 분양했다.
고객이 다른 고객을 유치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MGM(Members Get Members) 마케팅도 분양시장 침체기 자주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기존 계약자가 새로운 계약자를 데려오거나 중개업소가 계약을 알선해 줄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도 ‘1·10 부동산 대책’ 발표를 통해 미분양 물량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전용면적 85㎡·분양가 6억 원 이하)을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 해당 주택은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1주택자가 최초 구입할 때 1세대 1주택 특례(법 개정 후 1년 내 미분양을 최초 구입하는 경우)도 적용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준공 후 미분양 등 악성 재고주택이 꾸준히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초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부여했다”며 “수도권보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많은 상황이라 세제혜택을 통한 수요유입이 제한적이긴 하나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지역들은 임대사업 목적(주택수 제외)이나 1세대1주택 특례혜택을 보려는 수요로 인해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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