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위·금감원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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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공동 프로젝트 ‘CBDC 활용성 테스트’… 지급수단 유통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04 14:46:17

▲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이날 공동으로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의 첫 걸음이 될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스카이데일리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국제결제은행(BIS)과 협력해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은·금융위·금감원은 이날 공동으로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의 첫걸음이 될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CBDC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줄임말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를 의미한다.

한은·금융위·금감원은 다수의 은행들과 함께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최종결제 등에 활용되는 ‘기관용(wholesale)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개설한 계좌의 예금(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거래·최종결제를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은행들은 한은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구축한 ‘CBDC 네트워크’ 내에서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급수단을 제공한다. 이러한 지급수단들은 한은이 구축하고 금융위·금감원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통화 인프라 내에서 안전하게 유통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테스트가 정보기술(IT) 발전을 반영한 미래 통화 인프라의 시범 모형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서비스와 차별화된 다양한 혁신적 지급 및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토큰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금융위·금감원은 이번 테스트에서 개념검증(PoC)과 같은 가상의 환경에서 이뤄지는 기술 실험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테스트에 제한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수단의 효용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당국은 테스트 준비 과정에서 제도적 측면에 대해 면밀히 논의한 끝에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이번 테스트엔 우선 은행만 참여시키기로 했다. 테스트의 단계적 확대 여부는 이번 테스트 이후 관련 제도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금융위·금감원은 이번 테스트를 위해 BIS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 BIS는 테스트 초기 준비단계부터 CBDC 등 미래 통화 시스템 관련 연구·개발 경험을 적극 공유했다. CBDC 네트워크 설계·구축 방안에 대한 기술자문을 제공했고 그간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은과 이번 테스트의 의의 및 세부 설계 모델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공동 발간하기도 했다.

한은·금융위·금감원 측은 “이번 테스트는 우리 금융·경제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CBDC 설계모델을 탐색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CBDC의 본격 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CBDC 네트워크 또한 최종 확정된 설계모델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테스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유관기관 등과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고 BIS와의 기술 협력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는 이날부터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