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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K방산’ 위상을 ‘ADEX2023(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확인해보자. 17일부터 22일까지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국제군사무역전시장을 방불케 한 아덱스에서 국내 방산기업 첨단 제품은 육·해·공군을 넘어 우주까지 시공을 확장했다. 국내 기술 총집합체인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신규 30t급 차륜형 장갑차’ ‘안티드론 시스템’ 등이 K방산 미래 군사 기술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18일 기자가 찾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위치한 아덱스 전시장. 역대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걸맞았다. 2021년도 기준 규모가 20% 확대됐고 실내 전시관 규모도 17% 커졌다. 2년 전 23만㎡ 면적에 1814개 전시 부스가 설치됐다면 올해는 25만㎡ 규모에 2320개 부스로 규모 면에서 과거 행사를 압도한다. 각 국가 군 고위관계자·획득사업 책임자·방산기업 최고경영자·바이어 등 전 세계 35개국 550개 사가 참여했다. 약 33조 원 방산수출 시장 위력이 인산인해를 이룬 행사장에 단적으로 드러났다.
크게 야외 전시장과 A동~F동까지 이어진 부스로 나뉘어졌다. 야외전시장엔 항공·지상 장비 등 100여 종 장비가 전시됐다. 각각의 장비 앞에 담당 군인들이 대기해 1대1 가이드를 해준다. 공군 전시 장비는 △KT-1 웅비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KF-21 전투기 △FA-50 경공격기 △수리온 한국형 기동헬기 △마린온 헬기 △LAH 소형무장헬기 등이다. 미군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F-22와 FA-18G 등 해외기지의 핵심 항공 자산과 함께 주한미군의 지상 장비를 처음 서울 ADEX에 전시했다. 미국 항공자산인 △EA-18G 전자·전기 △U-2 정찰기 △C-5M 전략수송기 △E-3C 조기 경보통제기도 특별 공개됐다.
지상 장비는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보병전투차량이 전시돼 육·해·공군의 공격·요격·방어력 기량을 나타낸다. 특히 상용화는 안 됐으나 디지털 지휘와 통제시스템을 갖춘 K877 차륜형 지휘소 차량이 강화한 육군 지휘력을 만방에 알리고 있었다. 군 관계자가 “이 지휘소차량은 한국만 가졌으며 폴란드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야외 휴식처에서는 세계 최강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곡예비행을 하고 있었다. 블랙이글스는 부딪힐 것 같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지나치는 교차 비행을 포함해 수직하강 등 다양한 호화 에어쇼를 펼쳐 보이고 있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전시회에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군용 드론과 차세대 군용 무인차량 및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레이더, 전투형 보병장갑차 레드백,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MUAV 등이 다채롭게 전시됐다. 폴란드 대규모 수주 이후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K방산은 아덱스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한화·KAI(한국항공우주산업)·현대로템, LIG넥스원, 풍산 대규모 부스가 전시관 A홀을 꾸몄다.
K방산의 선두자로 손꼽히는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시스템·오션 등 방산 계열사가 총 출동했다. 1140㎡로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 부스다. 정중앙 스페이스 허브 존에서 한화그룹은 발사체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에 이르는 우주사업의 지휘·정찰 솔루션이 전시됐다.
아덱스의 주인공 격인 ‘KF-21 보라매’에 탑재한 F414 엔진은 한화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_의 라이센스 기술로 국내에서 면허 생산했다. ‘KF-21’는 1953년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부활호’가 개발된 지 꼭 70년 만에 내놓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전투기다. KAI의 KF-21은 첫 시범 비행을 하며 야외 전시장에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심장인 엔진과 생존 시스템·전자 광학(EOS)·통신으로 구성된 ‘미래전장 대응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미래 항공전자 시스템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을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육군의 미래 ‘K-21 보병 전투 차량(IFV·Infantry Fighting Vehicle)’을 기반으로 제작한 장갑차 ‘레드백’도 최초 전시했다. 기동성이 뛰어난 최신형 IFV다. 레드백은 7월 호주 육군의 차세대 장갑차 우선협상 대상이 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민간 항공사이자 방위산업체 지위를 가진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본부를 통해 무인기 개발과 복합 소재 민항기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신 전투기 미니어쳐가 시선을 끌었다. K-21 생산 주역인 KAI 전시장은 유·무인 복합 및 무인기·우주·고정익 항공기·회전익 항공기·국내 항공우주 역사 등을 망라한 총 7가지 구역으로 구성돼 다채로움을 더했다.
KAI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KF-21 무인기 복합편대·소형무장헬기(LAH)·상륙공격헬기(MAH) 등 유무인 체계들을 초(超)연결해 ‘미래 공중전투 체계 개념’을 완벽하게 제안해놨다.
항공탑재 무기체계 및 레이다 또는 국산 전투기 탑재체계 분야를 이끄는 LIG넥스원이 이번 아덱스에서 ‘스마터·투게더’를 슬로건으로 걸었다. LIG넥스원은 항공 탑재 무기 체계나 레이다, 국산 전투기 탑재 체계 분야에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KALCM, Korean Air Launched Cruise Missile)과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Korean GPS Guided Bomb), FA-50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다를 전시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주도 하에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이다. KF-21에 장착되는 최초의 장거리 순항 유도탄이기도 하다. 이를 관계자는 “수백km 떨어진 핵심 표적의 정밀 공격이 가능한 KF21 전투기 핵심 무장으로 ‘보라매의 발톱’”이라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이외에도 △항공탑재 무기체계 및 레이더 혹은 국산 전투기 탑재체계 △대공방어체계 △우주 위성 분야 △드론·대드론통합체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의 최신 기술력을 자랑했다. 다층대공방어를 책임질 정밀 유도무기도 전시됐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아덱스를 빛냈다. 현대로템·기아가 참여해 부스를 꾸몄다. 현대로템은 K-방산의 효자 상품인 ‘K-2 흑표 전차’에 이어 ‘30톤급 차륜형 장갑차’ 실물을 첫 전시했다. 장갑차는 방호력 증강에 중심을 두고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모델이다. 중구경 및 대구경 포탑 등 다양한 임무장비를 장착할 수 있으며 수상 운용이 가능하다.
기아는 소형 전술 차량 ‘K-151 현마’로 다양한 모델로 계량해 내놨다.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군용 드론 콘셉트’와 ‘EV9 밀리터리 콘셉트카’를 통해 기아 플래그십 전동화 SUV EV9을 군 수송 용도에 맞게 재해석했다. 현대차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상용 무인 콘셉트카 ‘유팟’도 최초로 선보였다. 유팟은 국내 최초의 군용 무인차량인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을 기반으로 한다.
행사장에서 만난 관람객이 “한화는 전차, LIG는 미사일, 풍산은 탄약과 총알, 대한항공과KAI는 항공기와 드론 등 각각 주력 분야가 있다”며 “러·우 사태로 정전체제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온 방산사업이 뜻밖의 호황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그밖에 국내 방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탑재 전투형 로봇, 가상현실 전술훈련 시스템 XR 슈팅 시뮬레이터, 철갑탄 방호·다이너마이트 방폭 능력 지닌 장갑차, 첩보용 경찰 무기체계와 휴대용 드론 탐지기기 등 각종 무기체계의 현 주소를 알 수 있었다.
45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군사전문 유튜버 샤를은 본지에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만든 전투기 KF21이 전시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아덱스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으며 군사드론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만큼 현대위아의 안티드론 기술도 주목해 볼 만 하다”고 했다. 이어 “체험존에서 평소에는 결코 접할 수 없었던 미래전력을 시뮬레이션으로 마음껏 즐겨 보시라” 강조했다.
실제 참여자들의 관심을 끈 건 주요 전투기를 가상체험 할 수 있는 체험존이었다. VR 고글을 활용한 KF-21 정비·조종체험이 가능한 IPS·시뮬레이터 존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반인들도 전문가들의 어드바이스를 받으며 전투기 조종사와 증강현실을 통해 실제 전시상황 전투를 경험하는 놀라운 체험을 선사한다.
SNT모티브에선 K13 기관단총(STC16), STSM21 기관단총, 신형 해머리스(Hammerless) 타입 STP9 권총 등을 비롯해 K15/K15 PARA(수출용) 기관총, K16 기관총, STSR23 반자동 저격총 등 K계열 소구경 화기류들을 전시했다. 방문객들은 전시존에서 여러 총기를 직접 들어보며 체감해 볼 수 있다.
유튜버 샤를의 소개와 마찬가지로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현대위아 안티 드론 기술 ‘ADS’였다. 안병국 현대위아 특수개발실장이 “전 세계에서 현대위아 기술의 탁월성을 입증하는 제품”이라고 했다. 군 작전 환경을 고려해 소형전술차에 ADS를 탑재하는 것이다. 드론 전파를 방해한 후 날지 못하게 하는 소프트 킬(Soft Kill) 방식에 더해 원격사격무기통제체계(RCWS·Remote Control Weapon System)를 추가하는 것이다.
‘하드 킬(Hard Kill·드론을 격추하는 것)’이 가능하며 차량 탑재형 ADS는 40㎜ 공중폭발탄과 스트리머탄 등을 발사해 드론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1억원 미만인 드론이 전쟁의 핵심 요소로 들어가 비대칭 전술을 파고드는 요즘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인 것이다.
군수산업 전문가를 꿈꾼다는 김민규 박사 준비생이 아덱스를 흠뻑 즐기고 있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 미군의 선진방위자산과 실제를 방불케하는 전투기 시뮬레이터 코너, 사은품이 제공되는 퀴즈코너, 참여형 체험부스 모두 아덱스의 깨알 같은 재미 요소”라는 것이다. 이 젊은 ‘밀덕(무기전문가)’이 아덱스 방문 소감을 추가로 보내왔다. “중동과 유럽으로 세계정세가 격동하고 안보상황이 긴박해졌다. 아덱스2023는 방문객 모두에게 거대한 무역현장 기술전쟁 현장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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