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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불패’ 악순환… 이번엔 끊는다
생명 볼모 전공의에 단호 대처… 미복귀 9000명 면허정지 돌입
의료계 처벌 땐 연대투쟁 엄포… 의·정 갈등 파국 치달을 가능성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5 00:05:00
▲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에 재차 공문을 보내 의대 정원을 증원 신청하도록 요청한 4일 정부가 복귀 전공의 9000여 명에 대한 대규모 면허정지를 저울질하고 있어 ‘의사불패’ 선례가 처음으로 깨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장기전을 염두에 둔 의료계는 정부가 집단행동에 참여한 전공의를 처벌하면 전임의·교수까지 사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의·정 갈등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대학 학장들에게 현재 수련 시설로는 정부안을 수용할 의사 수련조차 불가능하다며 신청을 만류하고 있다.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제안한 지난달 29까지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았다. 정부가 선처를 약속한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대부분의 전공의는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4만 의사 총궐기에 참여했다. 사실상 정부와 대화를 단절하겠다는 의미다. 이날까지 미복귀한 전공의는 8945(71.8%), 지난달 29일 기준 복귀한 전공의는 565으로 보건복지부는 1일 공고를 통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13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보내 현업 복귀를 독촉했다
 
전공의가 수련하는 3차 상급병원의 의대 교수들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 등은 전공의를 건드리면 교수부터 사직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3차 병원 교수는 전공의는 우리 제자라며 “자식을 건드리는 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어디 있겠나라는 말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이어 집단행동도 자유의지이고 직업선택·이동도 모두 헌법에 적시된 기본권’이고 헌법 위에 상위법은 없다고 엄포를 놓고 면허정지 처분은 부당하다”고 역설했다. 
 
충청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도 ·야간 3교대로 당직을 서가면서 몇 주를 버텨왔는데 사실상 병원에서 먹고 자면서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으로 젊음을 희생한 전공의들을 정부가 법적 조치할 경우 정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단 한명의 의사라도 이번 사태와 연관해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의사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음을 강하게 경고한다전공의와 의대생 등 미래 의료인력에 피해가 발생하면 모든 법률적인 대응에 관한 책임을 비대위가 감당하고 일체된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전면전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정부 “미복귀 전공의 무관용… 법·원칙대로 처벌”
 
의견 청취 등 절차 거쳐 면허정지 후속조치에 나서 
“무슨 이유든 환자 내팽개친 의사 용납할 수 없다” 
의대 정원 신청 마감… 지방국립대 2~3배 증원 요청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종합병원 전임의도 재계약하지 않을 것”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의사를 하려는 이들도 많아졌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성토했고 전공의와 함께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사들의 글도 포착되고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만으로도 의료계는 마비 상태에 이를 정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일 기준으로 수술 지연 256·진료 거절 33·진료 취소 39·입원 지연 15건 등 781건의 피해가 복지부에 접수됐다. 의료 이용 불편 상담 349·법률 지원 상담 89건도 들어왔다. 
 
전공의 처벌이 전임의 재계약 포기와 의대 교수 사직으로 번지면 3차 의료기관의 마비가 불가피하지만 정부는 연연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 비대위원장 등 5명을 의료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1일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4일 출국금지됐다. 조규홍 의사집단 행동 중앙재난 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전공의 면허 박탈을 예고했다
 
조 장관은 국민 생명을 위해 면허정지 등 법적 처분을 망설임 없이 이행하겠다”며 많은 국민이 생명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을 즉시 멈춰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전공의들이 이를 끝내 외면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부터 미복귀한 전공의 확인을 위해 현장 점검을 해 법과 원칙에 따라 예외 없이 조치할 계획이라며 무슨 이유든 의사가 환자 곁을 집단으로 떠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일갈했. 이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에 따른 처분을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미복귀한 전공의는 개인의 진로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유념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을 상대로 의견진술 등 요식 절차를 거쳐 대대적으로 면허를 정지하는 후속 조치에 돌입한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 휴업하거나 폐업하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고 위반 시 최소 3개월에서 1년 이하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도 뒤따른다. 
 
재계약 거부집단행동에 나선 전임의에 대해서도 조 장관계약을 앞둔 전임의 들은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자 했던 초심을 부디 상기해 달라4은 의대 정원 신청을 받는 마지막 날이다. 각 대학에서는 미래 인재양성과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이 가능한 정원 수요를 제출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의 요구에 따라 각 대학은 의·정 갈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날 공문을 낼 전망이다. 의대 교수들은 여러 차례 수련의 양성 의대 교육 인프라가 전무하다는 입장을 내왔음에도 정원을 2·3배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대학이 수두룩하다
 
의대 규모가 큰 지방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현재 정원을 2·3배 늘리는 방안도 무게가 실린다. 학장·교수들이 대학에 증원 신청 기한을 연기하거나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는 등 수업거부를 하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 대학 총장과 각 대학별 의대 교수 및 의대생들과의 갈등이 재차 예고되는 부분이다.
  
한편 정부는 비상진료체계에 따라 이날부터 전국 4개 권역에 응급환자 전원을 지원하는 긴급상황실을 개소한다또한 대체인력 채용을 위한 재정지원과 진료지원인력의 법적 불안감 해소를 위한 업무지침 보완도 신속히 추진한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 태스크포스(TF)도 이번주 중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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