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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배제하는 내용의 ‘시민권법 ...'))
인도 정부가 ‘시민권법 개정안(Citizenship Amendment Act·CAA)’을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실상 반(反)무슬림 법이라는 비판 속에 지연됐던 법안인데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나와 논란이 더하다.
AP통신과 BBC에 따르면 이웃 국가인 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파키스탄 출신 비(非)무슬림 불법이주자에 대한 시민권 부여가 CAA의 골자다. 즉 CAA는 인접 3국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아 2014년 12월31일 이전 인도에 들어온 힌두교·시크교·불교·자이나교·파시교·기독교도를 불법이주자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들 인접국이 무슬림 국가이기에 무슬림을 혜택에서 제외했다는 게 인도 정부 입장이다. 그곳을 떠난 것이 종교적 박해 때문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조건을 충족한 사람은 정식으로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CAA 발효일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온라인 신청 창구도 구축됐다. CAA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의 2014년 총선 공약이었으며 BJP와 그 연합당이 추진해 왔다.
아미트 샤 내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모디 총리가 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파키스탄의 힌두교·시크교·불교·자이나교·파시교·기독교인에 대한 또 다른 약속을 실현했다”고 자평했다. 인도로선 종교의 자유 나라 이미지를 내세울 기회이기도 하다.
시민법 개정안 즉 CAA는 2019년 의회를 통과했으나 무슬림 차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헌법정신인 평등에 반하므로 위헌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그해 뉴델리 등에서 대규모 시위로 수십 명이 사망했고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절차가 지연됐었다.
CAA 발표일에 북동부 아삼 등 일부 주(州)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2019년 시위를 주도했던 전아삼학생연맹(AASU)이 CAA 폐지를 주장했으며 남부 케랄라주의 집권당인 인도 공산당은 주 전역에 시위를 촉구했다.
피나라이 비자얀 케랄라주 총리 역시 “(CAA는) 공동체 감정을 선동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며 헌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법안” “우리 주에서는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4~5월 있을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모디 총리와 총선 승리를 원하는 BJP가 CAA를 이용한다는 비판도 강하다.
마마타 바네르지 전인도트리나물회의(TMC·All India Trinamool Congress) 당대표 겸 웨스트벵골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4년 동안 여러 차례 연기한 법안을 선거일 확정 2~3일 전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은 이 법의 정치적 목적을 보여준다”며 반발했다. 이런 반발의 배경엔 오랜 역사적 종교적 갈등이 한몫한다.
벵골 지역은 영국 식민지 시절 동벵골과 서벵골로 분할됐다가 1947년 인도 독립 시 동벵골은 파키스탄의 일부(동파키스탄), 서벵골은 인도의 주(웨스트벵골)가 됐다.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결과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 인민공화국으로 독립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현재 웨스트벵골 인구의 4분의 1일 무슬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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