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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면서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 겉으로만 친환경 제품·서비스를 강조하는 ‘그린워싱’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부당 환경성 표시·광고 적발 기업은 2020년 45개에서 2023년 2676개로 4년 만에 6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부당 환경성 표시·광고 건수는 지난해에만 3779건이나 됐다. 특허청 조사 결과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에코(ECO)’ 상표명을 사용한 건수는 5254건이며 ‘그린’ 상표명을 사용한 건수는 3964건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에코·친환경 등의 표현을 마케팅에 사용하는 기업이 급증했다. 하지만 기업에서 홍보하는 모든 제품이 진정한 친환경 제품인지 확인 불가능하며 친환경과 관련된 마케팅이 증가할수록 가짜와 진짜의 구분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친환경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강조하며 텀블러 사용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소개하면서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
스타벅스는 매달 새로운 텀블러 굿즈를 선보이며 환경을 위해 재사용 컵 판매를 유도하고 있지만 해당 컵 재질이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재사용 컵은 폴리프로필렌이라는 소재로 만들며 생산 과정에서 석유 화학 물질을 첨가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6월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 동물 그림을 플라스틱병 라벨에 삽입해 생수 아이시스 브랜드를 홍보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해양 생물이 피해를 받는 실정과 반대되는 해양동물이 웃고 있는 그림으로 아이시스 홍보를 했다. 이는 소비자에게 아이시스 물을 사서 마시면 해양 동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해 논란이 됐다.
또 삼성전자는 친환경 냉매를 사용한 에어컨을 지난해 출시하며 태양광 충전 리모컨인 솔라셀과 함께 홍보를 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사가 스스로 만든 마크를 교묘하게 사용하면서 하단에 작은 글씨로 자사 마크라고 기재해 공인기관의 인증을 받은 것처럼 했다. 이는 소비자가 기업의 주장 사실 여부를 분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그린워싱 수법 중 하나다.
항공업계에서도 그린워싱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 17일 인스타그램 조회 결과 진에어는 5일 식목일을 맞아 친환경 경영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는 진에어를 비롯한 LCC 항공사의 급증한 탄소배출량 결과와는 대비되는 다짐으로 항공사를 이용하는 손님들은 자칫 친환경적인 항공사의 항공기 탑승이 환경을 위하는 행위라 오인할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3년 석유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2022년에 비해 2.5% 증가했으며 2억6800만t의 증가량의 절반은 항공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린워싱을 일삼는 기업에 대한 한국의 규제는 형식적인 수준이며 2023년 9월1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 지침을 시행한 것이 전부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기업은 그린워싱 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그린워싱은 생활 소비재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건설·철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견되며 단순 환경친화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훨씬 더 복잡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린워싱 방식이 교묘해질수록 소비자는 진짜 친환경 기업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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