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발행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상품권 종류별로 할인율의 차이를 보여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일대에서 식자재를 납품하는 중소 유통업자는 17일 취재진과 만나 “식자재를 납품할 때 재래시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래시장 상인이 대부분 고령의 어르신들이고 모바일 등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아 지류(종이) 상품권만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래처도 시장에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거래처에서도 모바일이나 카드 온누리상품권을 받지 않으려 한다”며 “이 때문에 영세한 유통업체의 경우 지류 온누리상품권만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통시장 등 상점가의 판매 촉진을 위해 현행 법에 따라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취급 은행에서 구매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행 온누리상품권은 지류·모바일·충전식 카드 등 종류별로 구분된다. 문제는 온누리상품권 종류마다 할인율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은 5%, 충전식 카드형과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10% 각각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이 유통업자는 지류 상품권의 경우 모바일이나 카드 상품권보다 할인율에서 5%p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구매할 때마다 손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온 가족을 동원해 온누리상품권을 1000만 원 구매했을 때 모바일로 하면 100만 원 할인받을 수 있지만, 지류 상품권을 구매하면 50만 원밖에 할인받지 못한다. 지류상품권을 사용한다는 이유 만으로 고스란히 50만 원의 손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또 전통시장에서 근무하는 상인의 경우 비교적 고령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모바일상품권 및 충전식 체크카드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모바일 약자를 상대로 할인율로 차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모바일상품권과 충전식 체크카드를 내년부터 통합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모바일·카드 상품권 발행량을 늘리면서 지류 상품권 발행량은 줄이고 있다.
기존에 발행하던 10% 할인 규모의 지류상품권은 2023년부터 발행되지 않고 있다.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이 출시되면서 모바일·카드식으로 유도하기 위해 할인율을 낮추는 조치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온누리상품권 사업 효과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카드·모바일형 상품권이 지류 상품권 발행 규모의 2.5배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지류형 발행 금액은 1조4000억 원이지만 카드형과 모바일은 각각 2조6000억 원·1조 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카드·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사용을 독려하고 싶으면 전통시장 상인들이 모바일·카드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모바일 약자에 대한 지원 없이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면 가맹점들의 온누리상품권 수용도는 점차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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