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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강·낙동강을 비롯한 전국 14곳에 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보편화되고 있는 시점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의적절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겪었던 홍수와 가뭄을 생각하면 윤석열정부의 ‘기후대응 댐’ 건설 발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대응 댐’ 후보지(안)는 다목적댐 3곳·용수전용 댐 4곳·홍수조절 댐 7곳 등 14곳이다. 권역별로는 한강 권역 4곳, 낙동강 권역 6곳, 금강 권역 1곳, 영산강·섬진강 3곳이다. 극한의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고 산업용 용수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국민 안전과 재산·생명을 지키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가 치수 대책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2010년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4대강 사업은 환경단체와 언론 등에 의해 ‘4대강 삽질’ 등 거친 용어로 비하됐고, 문재인정부는 2018년 대규모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국가 차원의 물관리 정책은 발붙일 곳이 없었던 것이다. 이는 탈원전에 버금가는 문 정부의 중대한 실책이다.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이미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있다. 근래 외신 보도의 제목들만 보더라도 “100년에 한 번 극단 폭염, 5년에 한 번으로… 지구 덮친 기후위기” “미국선 멜론 만한 우박·독일은 물난리…지구촌 기상이변 몸살” “전 세계 기상이변 신음…미국 토네이도 비상·유럽도 폭우·폭염” 등 극단적 기상 상태가 거의 일상처럼 찾아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장마철 한 달 동안의 강수량이 평년치를 훨씬 웃돌았다. 경기 파주 900.9㎜를 비롯해 철원 803.0㎜·강화 641.6㎜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파주는 7월17~18일 단 이틀 동안 무려 600.9㎜가 쏟아지는 등 평소엔 흔치 않던 시간당 강수량 100㎜와 같은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최근 3년간 극한호우 등에 따른 피해액은 1조6000억 원이 넘고 인명피해도 85명에 이른다.
홍수뿐이 아니다. 생활·공업용수 등의 부족 상황을 알리는 가뭄 예보·경보가 2022년 한 해에만 1256회 발령됐다. 이 같은 발령 규모는 2018년 가뭄 예·경보 시스템이 도입된 뒤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기상청은 최근 10년이 다른 기간에 비해 기상가뭄 일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홍수·가뭄의 강도와 빈도 증가는 결국 우리가 ‘기후위기’에 진입해 있다는 신호에 다름 아니다.
자연재해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모든 사업에는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양론이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댐 건설을 위해서는 수몰 지역 등 인근 지역의 주민과 환경단체들을 설득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발표한 수입천댐의 상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라며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올해 약 한 달가량 이어진 홍수로 16명·실종 5명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과거 정부가 추진한 댐이 건설됐다면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환경단체들의 극렬한 반대로 댐 건설이 무산됐던 것이다. 환경보호와 개발은 늘 충돌해 왔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이득이 더 큰 편에 설 수밖에 없다. 댐 건설은 보통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루라도 더 빨리 서둘러 착공이 진행되도록 정부와 국민이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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