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입이 심심하거나 운전 중 졸릴 때 곧잘 롯데웰푸드의 자일리톨껌을 씹는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않던 자일리톨껌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치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자일리톨 함유’ 그간 무심코 지나쳤던 문구가 눈에 들어왔는데 언뜻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자일리톨 함유’도 아니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자일리톨 함유라니 마치 치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느낌만 주고 실제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지 같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일리톨껌이 나오고 무려 24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자를 포함한 많은 국민에게 자일리톨껌이 처음 나올 때 강조했던 충치예방 껌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각인돼 있기 때문인지 이 같은 소극적인 태도의 문구의 이유가 궁금해졌다.
자일리톨껌이 이런 웃기는 문장을 광고 문구로 사용한 배경에는 ‘건강기능식품’과는 별개의 ‘기능성 표시 식품’ 제도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곧잘 기능성 표시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헷갈려 한다.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설명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로 제조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반면 기능성 표시 식품에 대해서는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기능성 표시를 허용한 일반식품으로 ‘어떤 기능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가 식품에 들어 있음’ ‘본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님’ 등 문구가 표시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인데 기능성 표시 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는 것인데 결국엔 이를 자일리톨껌에 대입하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식약처가 인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겠다.
식약처로부터도 제조사로부터도 자일리톨껌이 그래서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지 아닌지 확답을 들을 순 없었다. 단지 문장의 글자 그대로 이해해 달라는 말만 전해 들었다.
결국 두 제품군은 다른 것인데 그럼에도 이를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아서 정부의 브리핑과 언론 기사를 비롯해 두 제품군을 구분하는 법을 설명하는 콘텐츠는 인터넷에 다양하게 올라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두 제품군에 대해 헷갈려 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럼 이렇게 헷갈리는 제도를 만든 진짜 이유는 뭘까. 정답은 기능성표시식품에 대한 식약처의 설명에서 알 수 있었다.
식약처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 제도의 도입 배경에 대해 “미국·일본 등 제(諸)외국에서 시행 중인 해당 제도를 국내에 도입함으로써 ‘식품산업에 활력을 주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의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식약처가 밝힌 기능성 표시 식품 제도의 도입 배경을 살펴보면 결국 이 제도는 ‘식품산업의 활력’이라는 ‘마케팅’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말이다.
식품산업의 활성화도 물론 좋지만 두 제품군이 명확히 다르고 국민이 이렇게 헷갈려 해서 정부를 비롯해 많은 곳에서 따로 설명까지 해야 할 정도인데도 관련 제도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국민의 헷갈림을 이용한 마케팅을 정부가 용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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