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투자자예탁금에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금을 활용해 3.5%의 수익을 내고도 고객에겐 1%를 돌려줬다. 예금 금리가 2~3%대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자장사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다. 증권사들은 운용수익률이 올랐음에도 이용료율을 동결했고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은 심지어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췄다. 이를 두고 고객을 상대로 과도하게 이자를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1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한국투자·NH·삼성·KB·메리츠·신한·하나·키움·대신)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확인한 결과, 이들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100만 원 기준)은 평균 1.07%로 집계됐다. 3월 말(1.08%) 대비 0.01%p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2%)을 제외하면 모두 1% 수준이었다. 중소형사를 합쳐도 비슷했다. 전체 53개 증권사(외국계 포함) 중 이용료율이 0~1%대인 증권사는 39곳으로 대부분이었다. 2%대는 12곳, 3%대는 2곳이었다. 1년물 금융기관채(AA+급) 금리가 10일 기준 3.369%인 점을 고려하면 낮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 계좌에 넣어둔 투자자예탁금에 대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자 성격의 현금성 자산을 뜻한다. 증권사는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한국증권금융이 운용해 얻은 자금을 다시 돌려받아 그 수익을 투자자와 나눈다.
문제는 운용수익률과 예탁금 이용료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앞선 증권사 10곳의 예탁금 별도예치 운용수익률은 6월 말 평균 3.58%로 이용료율(1.07%)보다 2.51%p 컸다.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2.25%p(3.08%-0.83%)이었던 운용수익률·이용료율 간 차이는 3월 말 2.42%p(3.49%-1.08%)로 올라갔고 이후 2분기(2.51%p)에도 상승했다.
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의 격차가 가장 컸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3.66%의 운용수익률을 거뒀으나 예탁금 이용료율로는 0.6% 지급하는 데 그쳤다. 격차는 3.06%p다. 신한투자증권도 운용수익률 3.7%를 거뒀는데 이용료율은 1%였다. 키움증권 2.67%p, 한국투자증권 2.64%p, KB증권 2.61%p, 삼성증권 2.53%p 등도 운용수익률보다 2.5%p 낮은 이용료율을 고객들에게 지급했다.
증권사 전체(외국계 제외)로 보면 DS투자증권 3.61%p, 한양증권 2.97%p, IBK투자증권 2.9%p, SK증권 2.8%p, 유화증권 2.78%p, 유안타증권 2.75%p 등의 순으로 예탁금 이용료 실질수익률이 높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CMA 계좌에서 주식 거래가 가능한만큼 별도 주식계좌보다 CMA 계좌를 통해 주식 거래를 하는 고객 비중이 높다”며 “이에 따라 예탁금 이용료율보다 높은 수준의 CMA 금리(2%~3%)를 수취하는 고객이 월등히 많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마련해 이용료율 산정 주기 분기 1회 등의 개선 내용을 발표했다. 시작은 좋았다. 증권사 대부분이 연초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다만 4월부터는 운용수익률이 크게 올랐음에도 이용료율을 올리지 않으면서 ‘이자 장사’라는 비판에 다시 직면하게 됐다.
심지어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춘 증권사도 있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1.05%(100만 원 기준)이었던 이용료율을 2분기부터 1%로 0.05%p 하향 조정했다. 같은 기간 운용수익률이 3.66%에서 3.70%로 오른 것과 상반된다. SK증권도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1.02%에서 0.98%로 내렸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전산·인건비 등 비용을 미리 선반영해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하향 조정하게 됐다”며 “다만 관련 규정이 나오기 전 오랜 기간 주요 증권사 가운데 이용료율이 가장 높았고 지금도 업계 평균 수준의 이용료율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용료율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권사가 상생해야 해야 하는데 고객보다는 기업 중심 증권사 이익을 위해 하다 보니 많은 국민들이 미국으로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며 “최소한 기준금리 수준인 3.5%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