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군(軍) 당국이 북한에 대해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을 강력 비판하면서도 책임소재와 후속조치를 놓고 이재명을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했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3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진 입장 발표를 통해 북한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강 본부장은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일관된 한반도 평화공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사분계선 인근 지뢰매설 등 소위 '국경선 요새화'를 지속 추진해 왔다"며 "이는 남북 간 접경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기존 남북 간 합의 정신을 해치는 것으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본부장은 "지난 9월 21일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북한은 소위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하며,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라고 덧붙였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고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이번 사건을 북한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특히 북한당국이 '자작극'이라며 주장한 데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2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이번 사건은 도발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 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총탄 한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될 때에는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군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DMZ 폭발 사건이 군사분계선 남쪽의 북한 측 지뢰 매설로 밝혀지고 있다"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작극 운운하면서 부인하는 북한당국의 태도를 더욱 비판하고 규탄한다"며 "반드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한다.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초에 시작된 북한 측의 이른바 '국경화' 조치에 대한 대응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며 "부상을 입은 지휘관과 장병 및 가족들께 다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치료와 보상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북한을 향해 "조사결과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북한은 자작극이라고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며 "발뺌으로 넘어갈 생각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이어 "목함지뢰부터 이번 사고까지 지뢰로 우리 장병을 다치게 한 것이 하루 이틀 일이냐"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하나도 잊지 않고 모두 기억하고 있다. 군사분계선 인근 지뢰매설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고 넓게 보면 군사적인 도발"이라며 "단호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양상이 다를 수 있다"며 '북측에서 방어용으로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이 이번 사과 원인에 대한 우리 군의 발표를 전면 부인한 데 대해 민주당과 함께 규탄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후속조치를 놓고 정부를 공격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음모론’을, 국방부를 감시해야 할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단정하기 어렵다’며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심지어, 군당국은 북한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고의성은 ‘제한된다’며 북한의 책임을 어떻게든 줄여주려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치 입을 맞춘 듯,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에서 이번 사고를 ‘자작극’이라 매도하며 적반하장의 극치를 보였다"며 "북한은 2015년 목함지뢰 때 ‘모략극’이라 우기다 결국 유감을 표명한 것을 벌써 잊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우리 장병의 발목을 앗아간 북한의 야만적인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고, 김여정의 협박에도 단호히 맞서라"라며 "진성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을 비호하는 망언을 쏟아낸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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