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트렁크’는 ‘배우자 임대 서비스’라는 도발적인 설정에서 출발한다. 김려령 작가는 생동감 넘치는 대화와 질주하듯 뻗어나가는 문장으로 ‘기간제 아내’의 결혼생활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올해 스물아홉 살의 ‘인지’는 결혼정보업체 웨딩라이프의 비밀 자회사인 NM(new marriage) VIP팀에서 입사 6년 차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업무는 VIP 회원의 기간제 부인인 FW(field wife)가 되어주는 일.
대학 졸업 후 출판사 면접에서 떨어진 날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입사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인지는 NM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꼈다. 하지만 취업의 어려움으로 망명하듯 NM에 입사한다.
네 번째 결혼을 마친 인지는 전남편으로부터 재결합 신청을 받고 다섯 번째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종전의 결혼생활에 비해 순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인지 앞에 ‘엄태성’이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절친한 친구인 ‘시정’의 부탁으로 휴가 기간 중 한번 소개팅을 가졌을 뿐인데 엄태성은 자신을 단칼에 거절한 인지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호기심을 품고 스토킹을 시작한다.
NM보안팀은 인지가 계약 남편과 함께 사는 집까지 집요하게 찾아온 엄태성을 제압한 뒤 격리시키는데….
정상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파격적인 로맨스 서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몰입감을 높이는 이 책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새롭게 발간되는 리마스터판에서는 표현과 대화를 한층 정교하고 다부지게 다듬었다. 아울러 인물들 간의 비밀스러운 서사가 더욱 탄력을 받게끔 섬세한 맥락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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