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집단 단식농성도, 삭발투쟁도, 가두행진도 소용없었다. 헌법재판소는 야당 주도로 탄핵된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를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여당은 “역사적 판결”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야당은 판결 직후 입장을 내놓지 않는 등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헌재는 13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최 원장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최 원장 탄핵안은 지난해 12월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정사 최초의 감사원장 탄핵심판 청구였다.
헌재는 “(감사원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고 부실감사라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 측이 탄핵심판 과정에서 추가한 공사업체 선정 관련 부실 감사 의혹에 대해선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되지 않은 사유이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를 실시했다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권익위원장 개인 감찰뿐만 아니라 권익위 행정사무에 관한 감찰도 포함돼 있어 권익위원장 사퇴 압박을 위한 감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요청에 대해서도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최 원장이 2022년 7월29일 국회에서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 기관”이라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성실한 감사를 통해 원활한 국정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무감찰을 두고선 “합의제 기관인 감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실시된 것이다. 피청구인이 감사위원에게 부여된 권한을 명백히 어긋나게 행사했음을 인정할 자료는 찾기 힘들다”고 했다. 감사원이 훈령 개정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감사청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소추 사유에 대해선 “감사원 직무 범위·권한에 실질적 변동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등 감사 과정에서의 감사원 위법행위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최 원장이 감사원 전자문서시스템을 변경해 주심위원 열람 없이 감사보고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점 △국회의 현장검증 시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열람을 거부한 점 등은 국가공무원법·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으로 인정했으나 중대한 위헌·위법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헌재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조상원 4차장검사·최재훈 반부패2부장검사 탄핵소추도 모두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의 정치적 탄핵 남발에 철퇴를 가한 역사적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민주당은 기각 직후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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