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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대부분이 1억~3억 원 손실을 본 상태이며 일부 사업자는 40억 원까지 잃었다”
“10억~20억 원 규모 피해자도 있고 고령층이 많다”
“개인과 법인을 합해 전체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피해액은 4019억 원에 달한다”
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자단기사채(ABSTB)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집행위원장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19일 서울 강남구 하나증권 압구정 금융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판매사에 유동성 지원과 선지급을 촉구했다. 116번째 집회로 비대위는 그간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 앞에서 수요집회를 이어왔다. 비대위 규모는 150여 명이 넘는다.
전체 피해액 4019억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199억 원을 하나증권이 판매했다는 점을 들어 판매사의 직접적인 책임을 요구했다. 하나증권 판매상품의 피해자 전체 규모는 개인 투자자 346명, 법인 63곳 등에 달한다.
ABSTB는 홈플러스가 카드 매출 등 물품 결제대금을 담보로 발행한 3개월 만기의 단기채권이다. 통상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으나,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만기 연장이 막히고 원금 회수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발행사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원리금 손실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적 특성이 드러난 셈이다.
비대위는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회생 신청 가능성을 알고도 채권을 발행했다며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주관사인 신영증권과 상품을 판매한 하나증권 등 일부 증권사 또한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해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피해자들은 증권사 역시 판매 과정에서 상품의 구조와 리스크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회생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는 안내는 있었지만 상품 자체에 문제는 없다는 식의 설명만 들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비대위는 하나증권이 전체 피해 금액 중 절반 이상을 판매한 주요 판매사인 만큼 “판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라임펀드 사태와 마찬가지로 선지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금융 투자 실패가 아닌, 상품 자체의 성격이 악용된 사건이라는 것이 피해자 비대위의 주장이다. ABSTB는 본래 3개월 만기로 발행되어 기업이 단기 운전자금과 상거래 대금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쓰이는 결제성 성격이 강한 채권이다. 피해자들 역시 이 채권을 안전하고 단기적인 상거래 기반 투자 수단으로 믿고 투자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이미 기업회생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투자금 회수 불가능한 시점까지 채권을 반복적으로 발행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전단채의 단기 결제 수단이라는 본래 특성을 악용해 사실상 발행사의 파산을 은폐하고 투자금을 모으는 사기성 금융상품으로 변질시켰다는 강력한 비판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ABSTB의 상품 구조적 위험뿐 아니라, 경영진의 고의적인 기망 행위를 통한 전단채 악용 여부를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3월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10월에는 집회 현장을 찾아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힘을 실었다.
홈플러스는 해당 전단채를 상거래 채권으로 분류해 회생 절차 내에서 우선 변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들은 회생계획 인가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불확실한 절차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회생법원 주관의 절차에 성실히 따르겠다”며 선지급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해당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자료 확보에 착수한 상태다. 금감원의 조사 역시 단순히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넘어 증권사들의 ‘발행 주관 책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채권 발행을 주관한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기업회생 가능성을 면밀히 심사할 의무가 있었으나 위험 심사를 소홀히 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단순 판매 책임이 아닌 자본시장법상 주관사로서의 책임까지 묻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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