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산업의 성패가 전력 인프라 확보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컴퓨팅 성능 경쟁을 넘어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 능력이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도 SMR과 신재생 에너지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유진투자증권은 AI 경쟁의 중심이 전력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하드웨어(GPU) 성능뿐 아니라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 능력이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력 인프라 경쟁은 대조적이다. 미국은 인허가 지연과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 확보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 인허가 문제로 전력 공급 방식을 변경하거나 신규 송전선 건설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업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환경 인허가 지연으로 자체 가스터빈 대신 블룸에너지 연료전지 기반으로 전력 공급 방식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비는 165억달러까지 늘었고, S&P는 AI 투자 부담을 반영해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로 초고압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초고압 송전망은 46개 프로젝트가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ESS는 세계 설치량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기반으로 전력 비용을 낮춰 AI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전력 인프라 확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동해안 HVDC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력망 투자와 계통 접속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35년 소형모듈원전(SMR), 2039년 핵융합 발전 실증을 목표로 연구개발과 인허가 체계 구축도 추진 중이다.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글 '스틸 리버 에너지센터' 태양광·ESS 프로젝트(2.9GWh)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 삼원계(NCA) ESS용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연내 LFP ESS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AI 산업 확대와 함께 전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전력 판매량 가운데 산업용이 2만2387GWh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발전원별 가동률은 원자력 73.5%, 석탄 39.8% 수준을 기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AI 산업의 성장 속도는 전력 공급과 송전망 확충 속도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와 기업 차원의 전략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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