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과거 금융이력 중심의 신용평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를 본격 도입한다. 내달 말부터 16개 은행, 2조2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출에 시범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심사까지 확대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신용인프라 분과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27일 밝혔다. SCB 시범운영 확대와 파산·면책 공공정보 등록기간 합리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SCB는 대표자의 과거 금융이력 위주로 평가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매출, 업종, 상권, 사업 지속성, 근로자 수, 온라인 플랫폼 활동성 등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사업자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신용평가모형이다.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기존 신용등급보다 높은 SCB 등급을 부여해 대출 승인 가능성을 높이고 금리와 한도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시범운영 규모도 크게 확대한다. 당초 기업·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 1조8000억 원 규모에서 케이·카카오·토스·수협·iM·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이 추가 참여하면서 총 16개 은행, 2조2000억 원 규모의 사업자 대출에 SCB를 적용한다. 기존 참여 은행은 내달 말부터, 추가 참여 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에도 SCB를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10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은 기존보다 대출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성장등급이 높은 중신용 개인사업자에게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에도 SCB를 반영한다. 기존 재무·신용도 중심 심사에 상권과 성장성 등 비금융 정보를 함께 활용해 보증심사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은행권이 SCB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업 감독규정과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8월 중 개정하고, 활용 절차와 면책 기준 등을 담은 운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파산·면책 공공정보 등록기간 단축 방안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개인회생 성실상환자의 공공정보 공유기간 단축으로 현재까지 약 10만5000명이 혜택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파산·면책자의 신속한 경제활동 복귀를 위해 등록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파산은 개인회생과 법적 성격이 다른 만큼 도덕적 해이 방지와 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포용금융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는 핵심 기제”라며 “AI를 활용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는 포용과 혁신을 동시에 구현하는 금융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CB가 은행권을 넘어 전 금융권으로 안정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지속 반영해 제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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