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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이통 3사 중 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차례 권고가 있었지만 영업현장에선 아직도 꼼수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의무를 하지 않거나 불충분한 설명으로 영업이 이뤄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진은 SK텔레콤 강남지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통신사 요금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SK텔레콤 가입자들의 피해 규모가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제한 요금제 등을 포함한 4가지 형태가 지적됐다.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SK텔레콤을 포함한 3사가 내세운 ‘무제한 요금제’의 다른 말은 ‘무제한 마케팅’이란 비판도 나왔다. 이통사들의 과열된 마케팅으로 과장·허위광고와 소비자기만 행위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무제한 요금제 명칭과 부가세 표기에 대한 개선방안을 권고했다. 통신사들이 요금제 명칭에 통화·문자·데이터 중 일부만 무제한에 해당하는 데도 모든 서비스가 무제한인 것처럼 명시했기 때문이다.
부가세 표기도 마찬가지였다. 그간 통신사들은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요금제 명칭을 사용했다. 이를테면 ‘LTE40’ 요금제는 4만원만 지불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부가세를 합한 44,0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LTE40’이란 요금제 명칭만 본다면 가입자가 쉽게 오해하기 마련이다.
한국소비자원과 권익위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제기했던 휴대전화 가입 관련 문제점을 종합하면 △무제한 요금제 명칭 △부가세 설명 미흡 △월 20% 요금 할인 제도의 홍보 부족 △단말기 할부금 이자에 대한 설명 부실 등 총 4가지다.
▲ 자료: 한국소비자원, 국민권익위원회.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이러한 지적에도 통신사들은 지속적으로 과장광고와 꼼수판매를 해왔다. 통신사들의 복잡한 요금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이나 노인과 같은 정보취약계층의 경우 충분한 설명이 없다면 원치 않는 요금을 내거나 부당한 서비스를 받기 십상이란 지적이 나온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참여연대가 무제한 요금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자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지난해 10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LGU+와 KT도 며칠 간격으로 뒤따랐다.
동의의결은 회사가 먼저 소비자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해 문제가 제기된 행위를 시정하면 공정위가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 요금제 명칭마다 붙은 숫자는 고객이 납부하는 요금을 상징한다. ‘band 데이터 51’ 요금제 이름 옆엔 ‘5만1000원’ 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요금이다. 지난 7일 권익위는 미래부에 요금제 명칭에 관한 개선방안을 권고했다. 사진은 SK텔레콤 직영점에 비치된 가입요금제 안내문 ⓒ스카이데일리
공정위 “SKT, 과장광고 소비자 피해보상 규모 1284만명에 2037억원 1위” 불명예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보상의 규모는 SK텔레콤이 1284만명으로 2037억원 규모를 보여 통신 3사 중 가장 컸다. LGU+는 1250만명으로 1135억원 상당이며 KT는 710만명으로 872억원 정도 추정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통 3사가 피해보상을 위해 내놓은 방안이 또 다시 꼼수로 지적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LTE 무제한 요금제 가입 피해자 740만명에게 LTE 데이터 쿠폰(1~2GB)을 주고 음성 무제한 가입자 2500만명에게 30~60분 무료 통화량을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실제 소비자 피해에 비하면 보상이 너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SK텔레콤은 공정위로부터 최근 5년 동안 약 22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는 다른 통신사에 비해 최대 7배에 이르는 규모이며, 방통위의 과징금을 합하면 2114억원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통 3사 중 최다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최다가입자와 고객 불만이 비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은 재투자를 통한 고객만족 재고에 여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이통사 가운데 유일하게 ‘20% 요금제 할인’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았다. 지날 28일 기준 여전히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 ‘20% 요금제 할인’ 공고를 찾아 볼 수 없었다.
SK텔레콤은 2011년 이후 5년 동안 통신사 중 소비자원에 가장 많은 피해구제가 신청 된 업체이기도 하다.
▲ 기자가 직접 SK텔레콤 직영점 5곳을 취재한 결과, 여전히 충분한 설명 없이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SK텔레콤이 공정위와 방통위로부터 받은 과징금을 모두 합하면 약 2114억원 가량이다. 이는 다른 통신사에 비해 최대 7배에 이르는 규모로 통신사 과징금 1위 업체가 됐다. 사진은 SK텔레콤 본사 ⓒ스카이데일리
직영점 가보니…충분한 설명 없고 상담도 제각각에 불완전 판매 영업행위 여전
SK텔레콤의 이런 행태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K텔레콤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2일 서울에 있는 SK텔레콤 직영점을 선정해 기자가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서울에 위치한 SK텔레콤 직영점 9곳 중 5군데(강남, 잠실, 보라매, 을지로, 강변 테크노마트 지점)를 돌아 본 결과, 부가세와 월 20% 요금할인, 단말기 할부금 이자에 대해 모두 정확하게 고지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요금제 명칭’을 살펴보니 직원들이 건넨 안내문 마다 요금제 이름 뒤에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채 요금을 의미하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요금제를 살펴보면 데이터 관련 항목에선 여전히 ‘무제한’이란 용어가 보였다. 제한된 사용조건으로 데이터가 제공되는데도 ‘무제한’이란 글자를 지우지 않은 것이다. 한 직영점 직원은 데이터 무제한을 강조하며 “데이터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부가세’ 표기는 매장마다 달랐다. 부가세가 포함된 요금이 함께 적힌 팸플릿을 보여주는 곳도 있었고 요금제 안내란 위에 ‘VAT(부가세) 별도’라고 작은 글씨로 적힌 안내문을 보여주는 매장도 있었다.
한 SK텔레콤 직영점 직원은 “51요금제면 딱 5만1000원만 내면 되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맞다. 5만1000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요금제 안내문에는 5만1000원과 함께 괄호 표시로 부가세 포함 가격이 제시돼 있었지만 직원은 부가세 포함 가격을 가리키지 않았다.
“통신요금에 각종 세금 같은 게 붙지 않나”라고 직원에게 묻자 “부가세는 어디에도 다 붙는다”라며 직원은 그제야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월 20% 요금할인’에 대해서도 설명이 엇갈렸다. 한 직영점 직원은 “가입 당시 단말기 지원금과 요금 할인 중 선택해야 한다”며 “그 외에 다른 할인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매장 직원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하는 것은 최근에 시행됐지만 월 20% 요금할인은 그 이전부터 별도로 있었기 때문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단말기 할부금 이자’도 마찬가지였다. “단말기는 24개월 할부로 하면 한 달에 얼마나 내야 하나”란 질문에도 직원은 할부금 이자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을 알렸다.
SK텔레콤 가입자 원 모씨(29)는 “할부금 이자나 부가세, 무제한 요금제의 제한된 데이터를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직원이 먼저 알려주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먼저 물어보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게 불완전판매 아닌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3년 이상 SK텔레콤을 이용하고 있는 오 모씨(30)는 “가입할 때 판매직원에게 부가세나 할부금 이자와 같은 설명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며 “말 그대로 ‘호갱(호구 같은 고객)’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이어 “가입 당시 직원에게 여러 가지 물어보곤 했는데 어떤 점에 대해선 고객센터에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며 “SK텔레콤 본사와 판매점이 서로 불리한 부분은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SK텔레콤에 대한 불만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아이디 ‘en○○’는 “0원이라고 해서 샀다가 핸드폰 액정이 깨져서 바꾸려고 위약금을 알아봤더니 7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나왔다”고 했다.
닉네임 ‘다른○○’은 “대리점에서 갤럭시S7 기기변경 하러 가니까 51요금제 이하는 가입할 수 없다는 얘길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잘못된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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