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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산업은행이 자본확충 일환으로 자회사인 KDB생명보험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KDB생명의 매각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워 귀추가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
대우조선해양 부실 관리로 질타를 받고 있는 산업은행이 자본 확충 일환으로 자회사인 KDB생명보험 매각에 나섰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산은이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지원하기위해 PEF(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KDB생명의 매각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전반이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데다가 KDB생명만 놓고 봐도 자본 건전성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뒤쳐지기 때문이다.
앞서 산은은 PEF 만기를 앞둔 지난 2014년 두 차례나 매각을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인수 측과 매각 가격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각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선 가격을 낮추는 수밖에 없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다.
이미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매각할 경우 ‘헐값 논란’ 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우조선의 부실경영을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중고에 직면한 셈이다.
산은, 금호그룹 구조조정 일환… ‘울며 겨자먹기’ KDB생명 인수 ‘역풍’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KDB생명 매각 주관사로 크레딧스위스를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때문에 국책은행임에도 자본건전성 우려가 새어나와 자본 확충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이에 산은은 정부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현금출자 지원을 받는 한편 자구안 일환으로 KDB생명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여 업계 일각에서는 산은의 ‘자금 퍼붓기’식 구조 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시 혈세 낭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 자료: 금융감독원 (2016.3. 기준) ⓒ스카이데일리
현재 KDB생명의 지분은 산은을 주축으로 한 KDB칸서스밸류 PEF가 24.70%, KDB칸서스밸류 유한회사가 60.35%를 가지고 있다. KDB칸서스밸류 유한회사의 경우 KDB칸서스밸류 PEF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PEF가 KDB생명의 지분 85.05%를 가지고 있는 구조다.
앞서 산은은 지난 2010년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보험금 지급 능력이 악화돼 적기 시정조치(부실 금융회사에 대한 정상화 조치)를 코앞에 뒀던 금호생명을 살리기위한 조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산은이 ‘울며 겨자먹기’로 인수에 나선 셈이다.
당시 산업은행과 PEF 투자자들은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약 85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KDB생명은 유상증자 등 경영 정상화 작업을 거쳐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매각 전망은 신통찮다.
산은은 지난 2014년 두차례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연내 매각에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2월에 돌아오는 펀드 만기를 다시 연장하거나 기존 펀드를 해산하고 주주 구성을 새롭게 해야한다. 산은이 연내 매각을 추진하기위해 애쓰고 있는 까닭이다.
저축성보험 의존도 커, 수익성· 건전성 우려…이차(利差) 역마진 부담까지
▲ 자료: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이 이번 매각 작업 역시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KDB생명 안팎에 있다. KDB생명의 올 1분기 자산수익률(ROA)은 1.91로 전년동기 1.17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시중 생보업계에 비해선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또 업계 전반에 걸쳐 IFRS4 2단계 도입으로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통계정보 등에 따르면 KDB생명은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보험의 의존도가 높으면 단기적인 시장지위 상승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전성 및 수익성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13년 1조1820억원 수준이던 KDB생명의 저축성보험은 지난해 1조9960억원으로 68.87%가량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역시 6250억원으로 전년 동기(4710억원) 대비 32.7% 늘었다.
이는 KDB생명이 과거 매각을 앞두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판매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KDB생명은 매각 작업 당시 3.65%의 높은 최저보증이율 상품을 3개월 동안 판매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매각 실패 후 고금리 판매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저금리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최저보증이율 상품은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과거에 판매된 고금리 확정형 상품으로 인한 이차(利差) 역마진 발생 우려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자료: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스카이데일리
KDB생명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보업계 중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3.5%에서 2015년말 30.5%를 기록했다. 6%이상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도 2013년 18.1%에서 지난해 12.3%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1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보험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급 여력에 대한 우려도 불거져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KDB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은 156.1%로 생보업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RBC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재무 지표다. 고객에 지급해야할 보험금에 비해 회사가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나타낸다. 더욱이 올해 위험산출 기준이 강화돼 전년대비 RBC 비율 하락을 피하기 힘들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ING생명, PCA생명과 비교해 기업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산은은 인수 당시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팔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사태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산은이 또 다시 혈세가 투입된 KDB생명 매각마저 헐값으로 판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연내 매각이 어려운 만큼 자본 확충 우려 또한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퍼붓기식 구조조정이 아니라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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