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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71>]-흑석9구역

조합장 해임에 롯데건설 3600억 알짜재건축 좌초 초읽기

조합원 입주권 양도 제약 없어 사업성 뛰어나

현대건설·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 내부 거론

계약해지 수용 않는 롯데건설 “지켜보는 중”

엄도현기자(dhu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8-05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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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석뉴타운 일대는 9호선 흑석역이 동네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지하철을 통해 여의도와 강남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는데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가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흑석9구역 일대 전경. [사진제공=동작구청]
 
 
한강변의 노른자위 땅이자 ‘준강남’으로 불리는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이주를 목전에 둔 흑석9구역의 시공권 경쟁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흑석9구역은 9호선 흑석역과 가깝고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해 조합원 입주권 양도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흑석9구역은 다양한 장점 덕분에 사업이 진행되는 내내 뛰어난 사업성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관심을 독차지해왔다. 지난해 말부터 사업 진행 방식을 두고 조합 내에서 의견이 갈려 조합장이 해임되고 시공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등 진통을 앓았으나 조만간 갈등이 종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공권 경쟁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의도·강남 생활권 모두 품은 우수한 입지…전 청와대 대변인도 투자한 ‘흑석9구역’
 
흑석뉴타운 일대는 9호선 흑석역이 동네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지하철을 통해 여의도와 강남지역을 바로 접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선 한강 조망도 가능해 그동안 동작지역이 ‘강남4구’라 불리는 명분을 제공해왔다.
 
흑석동 C부동산 관계자는 “흑석뉴타운의 입지가 대단히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다”며 “최근 부동산 억제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흑석뉴타운의 재개발 지역들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들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9구역이나 11구역 등의 사업이 완료되면 주거환경이 더 좋아져 기존 아파트들의 집값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지역 내 여러 재개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될수록 주거환경이 개선돼 기존 아파트의 가격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흑석7구역을 재개발해 들어선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59㎡(18평)는 분양 당시 6억원대에 분양됐으나 지난해 5월에는 두 배 가까이 올라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59㎡의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달 14일 14억8400만원이다.
 
흑석뉴타운 일대의 공인중개업자 등에 따르면 흑석9구역은 흑석뉴타운 중에서도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곳이다. 9호선 흑석역의 역세권인 데다가 중앙대학교 캠퍼스가 바로 근처에 있으며 대학병원도 가깝기 때문이다.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은 흑석동 90번지 일대 약 9만4000㎡ 부지를 재개발해 1538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공사비는 3632억원이 책정됐다. 지난해 10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이주를 앞두고 있다. 철거는 이주가 100% 완료된 이후 3개월까지로 예정됐다.
 
흑석동의 한 부동산업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투자한 곳으로 유명해지면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시세도 큰 폭으로 올랐다”며 “아무래도 유명인이 투자한 지역의 사업성에 대한 신뢰감이 작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2018년 7월 25억7000만원에 매입한 상가주택을 지난해 12월께 34억5000만원에 매도했다.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은 단순차익은 8억8000만원으로 추산된다. 구입 당시 김의겸 전 대변인은 해당 건물을 은행 대출 10억원 가량과 부인의 퇴직금, 기존 주택의 전세금까지 전부 끌어 모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변인은 해당 건물의 매입 사실로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여 지난해 3월 청와대 대변인 직에서 물러났다.
 
해임 조합장과 한 배 탄 롯데건설, 법원 판결에 3600억 알짜사업 운명 걸렸다
 
뛰어난 사업성이 보장된 흑석9구역은 사업 차질을 빚었던 조합 내 갈등도 서서히 봉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으로 김명렬 조합장 등 조합 임원들의 해임안이 통과된데 이어 시공사로 선정됐던 롯데건설과의 계약해지안도 통과되면서 흑석9구역의 시공사 자리는 공석이 됐다.
 
흑석9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5월 서울 동작구 현충로 원불교 소태산기념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김명렬 조합장과 이사5명, 감사2명 등 집행부에 대한 해임안건과 직무집행정지 안건을 놓고 표결했다. 전체 조합원 689명 중 367명이 현장에 참석해 투표했으며 찬성 355명이 찬성하며 96.7%의 찬성률로 김 조합장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됐다.
 
▲ 흑석9구역은 지난해 말부터 조합 내에서 발생하는 잡음에 사업 진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으로 김명렬 조합장 등 조합 임원들의 해임안이 통과된데 이어 시공사로 선정됐던 롯데건설과의 계약 해지안마저 통과되면서 흑석9구역의 시공사 자리는 공석이 될 처지에 놓였다. 사진은 굳게 닫힌 전 조합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이어 지난달 30일 흑석9구역 조합은 정기총회를 열고 시공사인 롯데건설과의 시공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계약을 바로 해지하는 안건과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여부를 지켜보고 해지하는 안건 두 가지 가운데 즉시 해지에 압도적으로 표가 쏠렸다. 조합원 689명 가운데 370명이 투표에 참여해 84.%(314명)가 계약 해지를 택했다.
 
사업 막판 조합 임원들과 시공사에 대한 교체가 결정된 이유는 롯데건설이 제시했던 대안설계가 서울시와 동작구의 합동보고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당초 롯데건설이 최고 층수를 28층으로 높이고 동 수는 11개 동으로 줄이는 안을 제시하면서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에서는 2종일반주거지의 최고 층수를 25층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진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롯데건설은 이에 맞춰 층수를 낮추는 대안을 다시 제시했지만 조합의 원안과 차이가 커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긴 했지만 지연요인이 대부분 해결된 만큼 관심은 새로운 시공사로 쏠리고 있다. 유력 후보로는 공격적인 재건축·재개발 수주 행보를 보이는 현대건설과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직 두 기업에서는 시공권 획득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건설이 조합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지만 완전히 사업에서 제외됐다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김 전 조합장은 조합장을 비롯한 기존 집행부 해임 총회가 무효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만약 해당 총회가 무효 처리된다면 롯데건설과의 계약 해지건도 무효처리가 된다. 롯데건설과의 계약해지를 통보한 집행부의 권한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에서 완전히 물러난 상황이 아니다. 협상을 추가적으로 진행하려 해도 그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인지라 조합 내부의 분열이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며 “소송 결과가 나온 이후 조합 내에서 목소리가 모이는 쪽과 향후 방향을 의논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소송 결과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전 조합장의 해임 관련 소송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이고 비대위 측에서 따로 구청에 신고한 총회는 없는 상태다”며 “이대로 가면 조합장 선출이나 시공사 선정 등의 안건이 상정되는 총회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는 더 미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자연스레 사업도 따라서 소폭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흑석9구역 조합 내부의 사업 의지가 강력한 만큼 소송 결과가 나옴과 동시에 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전 집행부와 롯데건설과의 관계가 아직 지속되고 있고 새로 형성된 집행부도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소송의 결과에 따라 시공사 선정을 새로 하느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업 자체는 속도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엄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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