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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70>]-증산4구역

최소 수억 프리미엄 알짜재개발 공공vs민간 선택지 남았다

“주민 손으로 5000가구 매머드 단지 조성” vs “공공에 맡겨 일사천리 진행”

엄도현기자(dhu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23 13: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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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산4구역에는 역세권임대주택 기부채납 방식의 재개발을 추진하는 ‘역세권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와 공공이 참여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공공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가 함께 존재한다. 사진은 역세권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은평구의 증산4구역은 지난해 6월 일몰제가 적용돼 재개발구역이 해제됐지만 탁월한 입지와 인근 구역의 재개발 소식에 힘입어 지금도 사업 의지가 충만하다. 현재 이곳에선 역세권재개발·공공재개발 등의 대안사업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만 개발방식을 두고 주민 간에 대립구도가 형성돼 있는 점은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증산4구역에서는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증산4구역 재개발조합 설립 추진 준비위원회’(재개발추진위)와 역세권재개발을 추진하는 ‘증산 역세권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역세권재개발추진위) 등이 각자 다른 방식의 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성 떨어지는 공공재개발 대신 민간이 주도하는 역세권재개발”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증산4구역의 주민들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증산4구역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증산2구역은 3~4억, 증산5구역은 6~7억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증산4구역은 타 구역보다도 교통 입지가 좋으니 재개발이 진행된다면 사업성이 매우 뛰어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부풀어 오른 기대감만큼 구역지정과 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빠르게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역세권 임대주택을 일정 부분 기부채납하는 대신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얻는 방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역세권재개발추진위는 이달 12일 기준 주민 동의율이 70.82%에 달했다며 곧 조합설립 기준인 75%가 목전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주민동의율이 70%가 넘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투자자들이 몰려든 탓에 대부분의 매물이 벌써 자취를 감췄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의 연락은 끊이지 않고 있다.
 
▲ 증산4구역은 수색·증산 뉴타운의 마지막 미개발지라는 기대감과 뛰어난 교통요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산4구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던 주민동의가 70%를 넘기자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사진은 증산4구역의 한 건물. ⓒ스카이데일리
 
박홍대 역세권재개발추진위원장은 “지난 14년간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결국 완전 무산됐던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재추진이 빠르게 되고 있다”며 “구역해제와 함께 은평구에서 직접 제안한 대안사업인 역세권재개발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많은 물량을 기부채납해야 하지만 용적률의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들어설 단지의 절반 가량을 서울시에 역세권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 해야 한다. 그러나 인센티브를 적용받아 용적률이 상향되면서 가구 수가 2880세대에서 4700가구 규모로 늘어나 매머드급 단지로 개발된다.
 
역세권재개발추진위는 공공재개발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미 주민 동의율이 70%가 넘은 역세권재개발과는 다르게 공공재개발은 변변한 성과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며, 무엇보다 수색·증산 뉴타운의 마지막 미개발지이자 가장 좋은 입지에 걸맞게 민간 건설사와 함께 프리미엄 단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미 5000가구 가까운 메머드급 단지에 수영장·교육시설 등을 설계할 계획을 여러 건설사와 나누고 있는 상황에서 LH나 SH가 주도해 평범한 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주민들이 만족할 리 없다”며 “주민 동의서를 걷은 지 10개월 만에 동의율 70%를 넘겼으니 이 속도라면 조합설립에 들어가는 시간이 대폭 단축돼 공공재개발에 비해서도 소요시간이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민간방식은 불가능…공공에 맡겨 재개발 추진해야”
 
증산4구역에는 역세권재개발추진위 외에 또 다른 사업 주체가 존재한다. 공공주도의 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재개발추진위다. 이동호 재개발추진위원장은 “법적으로 역세권재개발 추진이 불가능한데 벌써부터 주민들에게 진행비를 걷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증산4구역은 지난해 6월 주민들간의 갈등을 이유로 구역지정이 해제됐다. 증산4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면 다시 주민의 의견을 모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받을 수밖에 없다.사진은 과거 존재했던 증산4구역 재개발사업 반대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은평구에 따르면 증산4구역은 원칙적으론 역세권재개발이 불가능하다. 역세권재개발은 재개발구역이 해제된 지역과 제1종 주거지역에서는 진행할 수 없는데 증산4구역은 지난해 구역이 해제됐고 증산4구역에 포함된 일부분은 제1종 주거지역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증산4구역에 역세권재개발 방식을 제안하지는 않았다”며 “주거재생·소규모정비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역세권공공임대주택 등 대안사업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소개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증산4구역이 예외지역으로 결정된다면 사업이 가능하겠지만 주민들 간의 갈등이 지나치게 격화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까지 해당 안건이 통과될 지 안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달 16일 국토교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의 대상지에서 구역 해제지역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해 구역지정이 해제됐다는 것은 주민들의 사업추진·의지가 떨어지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사실상 증산4구역은 역세권재개발사업과 공공재개발사업 두 방안 모두 진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가 9월 중에 진행될 예정이니 참여를 원하는 구역에서는 먼저 구역지정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추후 구역지정이 완료된 구역에서는 공공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엄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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