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우리나라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과 중국, 일본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이 서명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규칙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국이 주도하는 무역협정인 RCEP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RCEP의 주요 참가국 중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도 포함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과 국제 무역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하며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우리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제휴할 필요가 있다”며 전통 우방국들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을 규합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협력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미국 노동자에게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무역 합의 시 노동자와 환경보호론자를 협상 테이블에 포함한다” “징벌적 무역은 하지 않겠다” 등 무역정책과 관련된 세 가지 원칙을 내놓았다.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 주도의 무역협정에 대해 강경한 거부 의사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TPP는 2015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무역협정으로, 미국, 일본, 캐나다 등이 참가했으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탈퇴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TPP 복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미 언론은 그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낸 만큼 1월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미국의 TPP 재가입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새로운 미국의 행정부가 RCEP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친중(中) 무역‧외교를 이어가던 한국으로서는 미·중 사이에서 곤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TPP 타결 당시 한국은 참가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TPP에 복귀할 경우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아직 취임 전이고 미국의 대통령은 하나뿐이라며 향후 무역 협정 계획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이후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친구의 눈을 찌르면서 독재자를 포용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로 동맹국들과는 외교적 마찰을 일으킨 데에 반해 적대국 지도자와 친밀하게 지냈던 점을 꼬집기도 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7일 미국의 소리(VOA)에 “한국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민주주의로 남으려면 중국의 영역 아래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미군은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절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한국이 미‧중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음을 시사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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