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간 실거주하게 하려던 규제가 백지화됐다. 시장에서는 전문성이 결여한 주택 정책이 집값만 들쑤셨다는 비판이 인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건축 조합원에게 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빼기로 했다.
재건축 2년 거주 의무는 지난해 발표된 ‘6·17 대책’의 핵심 중 하나였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해당 단지에 2년 이상 거주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은 발표 때부터 각종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1년여간 법 통과가 지연되다가 결국 이날 폐기됐다.
당정은 집주인(조합원)이 분양권을 받기 위해 재건축단지에 입주하려고 하면 세입자만 애꿎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래된 재건축단지는 집이 낡고 협소해 거주 의무를 부여하면 사업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중복 규제란 점도 감안 됐다. 서울 강남권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어차피 실제 거주하려는 사람만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이러한 규제 예고가 집값을 자극하고, 세입자들의 피해만 키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 압구정동 등 재건축단지들이 일제히 조합 설립에 속도를 내면서 집값은 크게 올랐다.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하면 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정의 후속 입법이 추진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강남구 개포동 주공 5·6·7단지를 비롯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방배동 신동아, 송파구 송파동 한양2차,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양천구 신정동 수정아파트 등이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 중심의 집값 상승은 일반 아파트의 집값 상승을 크게 웃도는 상홍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구 재건축 단지의 누적 가격 상승률은 5.47%로 일반 단지 상승률(3.00%)보다 2.47%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실거주 의무를 채우기 위해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입차 계약이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며 세입자들의 피해도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전세 수요가 늘어나며 안 그래도 수급 불균형에 몸살을 앓던 전세 시장에 수요가 더 해지면서 불안 현상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도 중론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전문성이 결여된 정책이 시장에 큰 피해를 준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재건축 조합 실거주 규제 영향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시장 전체를 견인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재건축시장은 작은 정책에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 하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재건축 시장이 서울 전체를 선도하기도 하는 것이다”며 “전문성이 결여된 정책 공약은 시장 불안을 야기 시키고 이에 대한 피해는 서민들에게 가장 먼저 간다”고 지적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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