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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군사대국들의 전략무기들이 속속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들어오고 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 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인권문제가 끊이지 않는 중국이 우리나라는 물론 대만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에 대해 견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태로 모이는 군사대국 핵심 자산…‘反中’ 대만과 공조 전망
영국은 지난 5월 말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6만4000톤급)’ 항모전단을 출항시켰다. 퀸엘리자베스호는 영국 정부의 21세기 재도약을 뒷받침하는 전략자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퀸엘리자베스호의 항모전단은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잠수함 1척 등 모두 8척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미국과 네델란드도 함정 1척씩을 보내 호위하고 있다. 항모에는 영국 해군 스텔스 전투기 F-35B 8대와 미 해군 F-35B 10대가 실려 있다.
퀸엘리자베스호는 미국·일본·호주 등과 아덴만에서 4개국 해군소탕 연합훈련을 진행한 후 괌으로 이동했다. 퀸 엘리지바스호의 괌 방문에 맞춰 미국도 지난 2일(현지시간) 핵 추진 항모 칼빈슨호(10만t급)를 태평양으로 출항시켰다.
칼빈슨호는 미국의 LSE-2021(Large-Scale Exercise 2021)에 참여했다.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태평양, 흑해, 지중해 등에서 진행된 이 훈련은 미 태평양 함대사령부, 미 해군 유럽사령부 등이 공동 주관하는 단독 훈련으로 198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미 해군 단독 훈련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칼빈슨호는 퀸엘리자베스호와 연합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퀸엘리자베스호는 인도, 싱가포르에 기항한 뒤 남중국해를 거쳐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경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퀸엘리자베스호의 호위함인 핵추진 잠수함 ‘아트풀’가 먼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항구에 입항한 게 전망의 근거다.
다수의 군사전문가들은 퀸엘리자베스와의 아시아 순방 및 연합훈련, 태평양에서의 미국의 단독 훈련 등의 목적은 중국 견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블랙시트 탈퇴 이후 아시아와의 관계 재정립을 시도하고 있는 영국은 일본과의 동맹 복원 및 식민지였던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역시 LSE-2021도 중국 견제를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전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는데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의 훈련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영국과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만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대만과 처음으로 해양경찰 합동회의를 진행하는 등 양한 분야에서 대만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반발하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만 첫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은 반중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대만은 1984년부터 중국의 침공을 가정한 최대군사훈련인 한광(漢光·Chinese Glory)을 매년 개최해오다 차이 총통 집권 2기(2020~2024년)에 들어서며 훈련을 확장·강화시키고 있다.
지난해까지 5일 동안 진행되던 한광훈련은 올해부터 13일로 대폭 기간이 늘어났다. 특히 지휘소훈련(CPX), 기동훈련, 상륙저지 훈련 등을 동시 수행하던 기존 체계를 올해 상반기부터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지휘소훈련이 진행된 것에 이어 5일간의 기동, 상륙저지 훈련이 예정돼 있다. 중국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공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미·영 압박에 맞불 놓는 중국…“반인륜적·반문명적 중국에 대한 글로벌 압박 거세질 것”
중국은 미국과 영국이 아시아·태평양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에 대해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 연안에서 군사 주권을 주장하며 해상통로 통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핵잠수함은 지난 4일 태평양을 항해하는 퀸엘리자베스를 미행하다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항모 전단은 남중국해를 떠나 태평양을 향하던 중 ‘HMS 켄트 호’와 ‘HMS 리티몬드’호 상황실에서 잠수함과 정보수집용 정찰선으로 보이는 잠수함을 포착했다. 이들 잠수함은 음파 탐지기에 발견되기 전까지 미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와 군사공조를 높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9∼13일 중국 닝샤회족자치구의 칭퉁샤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합동 군사훈련인 ‘서부연합-2021 연습’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도합 1만명이 넘는 병력이 참여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 영토 안에서 실시된 전략 훈련에 러시아군이 처음 참여한 점, 칭퉁샤 기지에서 러시아군이 처음 훈련한 점, 중국의 주요 무기를 양측 합동훈련 사상 처음으로 공동사용한 점 등이 특징이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의 반발이 거세질수록 타 국가들의 공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미국만 보더라도 해양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에 반발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대만 등 5개국들과 함께 ‘항해의 자유작전’을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유럽 열강들도 중국 압박 노선에 속속 합류 중이다. 지난 2월 프랑스 국방성은 파리-뉴델리-캔버라 축을 활용해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응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남태평양 프랑스령 해외영토에 전개된 남태평양 함대를 통해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
독일도 인도-태평양 전략 원칙을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독일 해군 브란덴부르크급 프리깃 바이에른함을 태평양에 파견해 싱가포르, 호주, 베트남, 일본과 한국 해군 등과 연합훈련을 할 것이며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작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인 강량 정치학박사는 “미국 및 유럽 선진국의 최대 목표는 ‘중국 쪼개기’다. 중국이 세계질서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아무리 중국이 강대국의 모습을 갖춰 간다 하더라도 영미 연합과 나토 등의 압박을 막아내긴 어려울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군사강국들은 중국이 반인륜적·반문명적 이념으로 세계질서에 대한 도전 야망을 보인 이상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대만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며 중국의 팽창을 견제할 것이다”면서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에 맞춰 대·내외에 선포한 세계제패 야욕에 대해 그 책임을 강하게 물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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