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심의·의결기구인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가 심의·의결기구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제치고 국민연금의 대표소송을 결정하는 것이 잘못된 권한위임이며 과도한 경영간섭을 정당화하는 ‘연금 사회주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는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결정주체를 수책위로 하는 보건복지부(복지부)의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개정의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민연금 대표소송 정책토론회’를 20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일 해당 지침 개정의 전면 보류·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낸 데 이어 동 토론회를 갖고 복지부의 지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경총은 복지부가 대표소송 결정 권한이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에 있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자문기구인 수책위가 판단하도록 하는 이원화된 구조인데 결정 주체를 공단 내 전문적인 기금운용 조직에서 노동·시민사회단체 추천 위원으로 편중된 위원회로 변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문성과 독립성 및 책임성이 부족한 수책위가 대표소송을 결정할 경우 기금운용의 수익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정치적 판단이나 여론에 의한 결정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 복지부의 지침에 반발한 것이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현행 지침대로 시행도 해보지 않고 대표소송 결정 주체를 바꿀 이유가 없다”며 “국민연금 내부 지침에 불과한 지침 개정으로 잘못된 권한위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넘어 주주제안이나 대표소송을 추진하는 것은 건전한 목적의 대화를 넘어선 과도한 경영간섭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국민 노후자금으로 주주노릇하면서 국민의 이름으로 경영간섭을 정당화하는 ‘연금 사회주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이 최근 5년간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고도 실제 부결된 비율이 평균 2.4%에 불과하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지적됐다. 기금위 위원인 이상철 경총 실장은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고도 부결율이 지극히 낮다는 것은 수책위 판단이 전체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표소송 결정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책위에 참여하는 개별 위원들의 전문성은 주주활동에 국한되는 위원회 특성상 경제 상황이나 기업 경영, 기금운용 전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각 토론자는 △기금운용본부-결정권한·수책위-기금위 자문기구 원칙 유지(정우용 상장협 정책부회장) △‘월스트리트 룰’ 적용(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통상학과 교수) △거버넌스 정립(곽관훈 선문대학교 법경찰학과 교수) 등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실질적으로 유도하는 데에는 장기간 소요되는 대표소송보다 ‘월스트리트 룰’을 적용해 투자기업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고 제언했다.
곽관훈 선문대학교 법경찰학과 교수는 “대표소송 결과로 책임을 지는 주체는 결국 기업의 주주와 국민연금 가입자인 국민이다”며 “정부로부터 독립된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과 주주권 행사를 판단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거버넌스 정립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 18일 ‘국민연금기금 대표소송 관련 안내’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개정지침에 따르면 소송 관련 실무는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하며 소송제기 결정은 기금운용본부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수책위가 결정한다고 명시했다. 지침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필요시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 정책결정주체인 기금위의 결정 권한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또 엄격한 사전 검토절차를 거쳐 대표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대상 기업에게 충분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 검증 및 자문을 거쳐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실행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복지부는 수책위의 전문성에 대해 금융·법률·회계 등 분야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민간 전문가 9인을 위촉해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기금은 대표소송 제기 후에도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손해회복조치를 취할 경우 소의 취하, 화해 등 적절한 후속 조치를 통해 불필요한 소 진행을 적극적으로 방지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