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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으로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했다. 고유가가 고물가 환경으로 연결되면서 중앙은행의 긴축 모드도 강해질 전망이다. 물가에 영향을 덜 받고 방어력이 강하며 업황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투자증권은 물가상승률이 5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깨지면서 시장도 불안에 휩싸였다고 분석했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8.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8.3%)를 0.3%p 상회하는 수치로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빠르게 오른 속도다. 물가 상승을 자극한 주된 요인은 유가(가솔린)로 확인됐는데 전체 물가 기여도 중 1.8%p를 차지했다. 세부 항목 중 유가 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48.7% 급등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현상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을 자극했다. 채권시장에선 단기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며 장단기 금리차를 좁히는 ‘베어 플래트닝(Bear Flattening)’이 나타났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으면서 고밸류 종목이 다수 포함된 나스닥이 상대적 열세를 나타냈다”며 “스타일 측면에선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부진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고밸류에이션 종목의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 여파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지만 명목 금리가 그보다 더 빠르게 올라 실질 금리의 방향도 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Fed가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75bp 인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나타나는데 이는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의 상승을 자극한다”며 “일반적으로 실질 금리 상승은 고밸류 종목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한국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5%대로 급등한 상황이다. 유가가 물가를 제대로 자극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주 휘발유 평균가격은 2037.5원을 기록하며 2주 연속 2000원선을 상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연준처럼 인플레 파이터 역할을 수행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 굳이 찾자면 유가와 금리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정유, 은행이 있다. 또한 방어적 특성이 있어 약세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음식료, 유틸리티도 대안이 된다”며 “마지막으로 향후 업황 개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지, 하드웨어(소부장), 방산 등이 피난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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