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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악화일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던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정’ ‘정의’ 등 헌법 가치 수호를 아젠다로 삼아 집권에 성공한 윤 정부가 연이은 ‘사적채용 논란’에 대해 두루뭉술한 해명에 더해 ‘젊은 보수’의 아이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중징계까지 겹쳐지면서 20·30세대의 이탈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인 국민의 힘은 기존 보수층의 중핵을 이루던 중장년층과 이른바 이대남으로 불리는 ‘20·30 남성’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청년 민심이 이반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20·30세대의 이탈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 결과(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윤 대통령 국정운영 조사에서 20대는 긍정평가 23%·부정평가 47%, 30대에서는 긍정평가 32%·부정평가 56%를 각각 기록했다.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긍정평가 33%, 부정평가 53%로 나타났다.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37%를 기록했다. 28%의 민주당에 9% 포인트 앞서며 1위를 기록했다. 다만, 20대에서 23%(민주당 20%), 30대에서 30%(민주당 30%)로 조사돼 평균 이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0·30 세대의 민심이반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30 민심은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보에 대한 실망이 가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최근 지지를 철회했다고 밝힌 31세 여성 A(경기·일산)씨는 “김건희 여사 관련해 잡음이 너무 심한데 이를 명명백백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며 실망이 매우 컸다”며 “김 여사 관련 공적 영역의 부분을 정확하게 정립해주지 않는 한 현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36세 여성 B(서울·관악)씨도 “임기 두 달여만에 벌써 사적 인사 채용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김 여사 관련 행보에 아무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기대하고 뽑은 대통령인데, 정의수호는커녕 상대적 박탈감만 키워놨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9세 남성 C(서울·은평)씨는 “조직화한 운동권 출신 좌파세력에 넘어간 한국정치에 정의 수호와 민주주의의 재정립을 해달라며 뽑은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모습에 매우 실망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요즘 젊은애들은 코인·주식 대박 등을 노리는 데,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 경제까지 망해가는 분위기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두드러지는 결정적 이유로 꼽힌 것은 바로 ‘인사 파문’이다. 실제로 한 언론을 통해 윤 대통령 지인의 아들인 황아무개씨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추천한 우아무개씨도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사실이 널리 퍼지면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씨는 권 대행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불거진 사적채용 논란만 해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욕설·고성시위 유튜버의 친누나에 이어 윤 대통령의 외가 6촌에 달하는 데, 권 대행의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원의 자녀까지 채용된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야당은 ‘국정조사를 해야한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우상호 더 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인사 참사로 불린 장관 인사, 사적 채용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인사, 1호기에 민간인을 태운 비선 논란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은 참담할 정도”라며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야권에선 대통령실을 두고 ‘윤석열 궁궐’, ‘용궁’, ‘내로남불의 끝판왕’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여권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정면 돌파에 나선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해 수행팀 일원으로 열심히 일했고, 그 노력과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채용됐다”라며 정당한 채용이라고 해명했다.
권 대행 또한 “아버지가 선관위원이라고 해서 아들이 특정 정당의 정치인을 지지하지 말란 법은 없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인터뷰에서 관련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다른 말씀 또 없느냐”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채용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냐’는 연이은 질문에 아예 자리를 떴다.
한편, 8일 윤리위원회로부터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잠행을 이어가면서도 전국을 돌며 지지층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징계 이후 20·30 당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비판여론을 의식했는지 주로 청년 당원들을 만나며 청년 민심잡기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부산 광안리에 나타나 수십 명의 지지자들과 4시간 넘게 도시락을 먹으며 정치토론을 벌이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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