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7 16:05
뉴스 > 기자수첩
[데일리 Talk] 정비구역 지정 환영 현수막의 딜레마
김재민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23 00:02:30
▲ 김재민 산업부 기자
취재 목적이 아니더라도 요즘 서울시 어느 곳에서든 정비구역 지정 또는 정비계획 수립과 관련된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오세훈 시장 체제에서 서울시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그동안 정비계획구역 지정이 더뎠거나 정비계획 수립이 어려웠던 곳을 모아타운·신속통합기획 등의 방법으로 빠르게 재개발·재건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에는 어김없이 대형건설사들의 환영 현수막이 붙는다. 어떤 구역에서는 너무 많은 현수막이 붙어 미관을 해치는 바람에 주민들이 직접 현수막 일부를 잘라 내기까지 했다.
 
여하튼 노후주거지를 개선한다는 점과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 취지의 연장선을 고려하면 정비사업 구역 지정 가속 및 확대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러한 사업 추진에도 건설업계에는 중소·중견을 넘어 대형건설사에까지 도시정비 ‘보릿고개’가 닥치는 모양새다.
 
최근 DL이앤씨는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입찰 참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조합에 보냈다. 10개월간 공을 들여 왔으나 공사비 상승 부담 등 사업 추진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광고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인근 촉진2-1구역에선 GS건설이 제시한 공사비에 조합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시공계약이 해지되는 일도 발생했다.
 
‘부동산 불패’로 여겨지는 서울도 공사비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은 두 차례 시공사 선정 경쟁입찰에서 롯데건설이 단독입찰해 유찰됐으며 중구 신당9구역도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의 주요 먹거리로 여겨졌던 도시정비사업의 상반기 합산(10대 건설사) 누적 수주액은 총 7조9963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20조524억 원 대비 60% 넘게 감소했다. 올해가 절반 지났지만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지 못한 건설사도 두 곳이나 된다.
 
이러한 사정을 조합원들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관악구에서 최근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사업지의 한 예비조합원은 “과거엔 건설사 이름이나 브랜드를 보고 선택할 수 있었다면 요즘엔 대부분이 ‘공사비가 평당 얼마냐’라는 질문부터 서로 주고받는다”면서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싶어도 당장의 공사비 부담이 크다”고 귀띔했다.
 
지자체에서 정비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해 줬음에도 건설사들이 함부로 뛰어들 수 없는 업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들은 공공재개발 등 어느 정도 사업성을 보장하는 데다 서울이라는 입지 특성상 상대적으로 양호한 조건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승하는 원자잿값에 대한 시공사의 부담, 덩달아 오르는 분양가에 대한 조합원의 부담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어떠한 호재에도 보릿고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다수의 지정된 정비구역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 입장에서도 사업비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를 선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사업 가속화에 건설업계가 발맞출 수 있으려면 정비구역 지정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경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지원이 동반돼야 한다.
 
또한 건설업계 입장에서도 어려운 업황 속 최근 제기되고 있는 품질 논란을 종식하는 등 기본부터 재정비하는 자성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이 어려운 경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순히 현수막으로 환영의 인사를 건네는 것을 넘어 업황을 깨고 신뢰를 쌓아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 역시 건설업계가 스스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2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91,404 ▶
어제 135,094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