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국민연금의 세대 간 부담 격차와 청년층 불신이 커지면서 이를 보완할 사전 국고 투입과 국가 재정 역할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료·기금 수익 중심 구조만으로는 장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세대 간 형평성 개선을 위한 국가 재정의 역할–연금개혁특별위원회 4차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중심으로 제도 개편 방향이 논의됐다.
행사를 주관한 남인순 연금개혁특별위원장, 모경종·오기형 의원은 청년층 불안과 세대 간 불평등을 지적하며 국가 역할 확대를 요구했다.
남 위원장은 “청년층은 불안정 노동과 가입 단절 위험 속에서 연금 신뢰가 약화됐다”고 말했고, 모 의원은 “‘낸 만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수익률 개선만으로는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현세대의 재정 책임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좌장 정세은 충남대 교수, 발제자인 원종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오종석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 토론자인 장재혁 국민연금공단 기획 상임이사, 박나리 중앙대 강사, 권나영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부대표, 배준형 기획재정부 연금보건예산과장이 참석했다.
첫 발제에서 원종현 위원장은 연평균 6.82%의 기금 수익에도 불구하고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스웨덴·캐나다처럼 완충기금(퓨처펀드) 조성을 포함한 사전 국고 투입을 제안했다. 그는 “사후 보전 방식은 세대 부담을 키우고 시장 혼란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종석 부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에서는 보험료 중심 재정이 한계에 직면한다며 소득·자산·소비 기반을 활용한 재정 다각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세목별 경제 효과 분석을 근거로 자산세 기반 국고지원이 다른 세원보다 충격이 작다고 설명했다.
토론에서 제도의 한계와 보완 과제가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장재혁 상임이사는 “적립식 구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금 고갈 이후를 대비하려면 사전 국고 투입이 필요하다”며 사후 지원 방식은 자산 매각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나리 강사는 보험료율 13%는 OECD 평균보다 낮아 세대 착취론은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조정과 여성 고용률 확대가 재정 기반 확충의 조건이라고 제안했다.
권나영 부대표는 청년층 불신의 핵심이 ‘기금 고갈’ 프레임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해 정확한 정보 제공과 청년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준형 과장은 국고지원 확대 시 재정 지속성, 기초·국민연금 역할 조정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전 국고 투입, 재정 다층화, 세대 부담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는 제도 신뢰 회복과 장기 재정 안정화를 위한 국회·전문가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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