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 TF가 공직자에게 개인 휴대전화 제출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를 제한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점검하기 위해 ‘헌법 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49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내란 가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TF는 일부 공직자에게 디지털 자료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조하지 않을 경우 대기발령이나 직위해제 등 인사 조치가 가능하다는 방침이 함께 전달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제출 요구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정부는 제출 요구가 강제가 아니라 행정조사 범위 내 협조 요청이라고 설명한다. 수사권을 행사하는 기관이 아니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자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과 공직사회 일부에서는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이 언급되는 순간 자발적 제출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양측 인식의 차이는 조사 방식의 절차적 정당성과 기본권 침해 여부로 논의가 확장됐다.
이런 가운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공공기관이 감찰·감사·조사 과정에서 공무원에게 개인 휴대전화 제출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 의원은 수사권이 없는 기관이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관행이 사실상 의무처럼 굳어질 수 있다며 이를 법률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제출 거부 시 전보·직위해제 등 인사 불이익을 금지하고 제출 요구를 강요할 경우 제재 규정을 두는 내용을 포함한다.
유 의원은 휴대전화에는 위치 정보, 통신 기록, 사적 사진 등 민감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저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출 요구가 단순한 내부 점검 수준을 넘어 사실상 압수수색과 유사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영장주의 원칙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제출 거부가 즉각적인 인사 조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며 조사 절차가 법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야당은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 공직자가 제출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하기 어렵다며 TF 조사 방식 전반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논란은 TF 조사를 넘어 공공기관의 조사·감찰 관행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과거에도 내부 조사 과정에서 디지털 저장 매체 제출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고 이에 대한 기준 마련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이번 개정안은 비상계엄 사태 조사와 별개로 공공기관 조사 절차를 명확히 정비하는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는 향후 제출 요구의 강제성 판단 기준, 행정조사와 수사기관 조사 간 경계, 위반 시 제재 수준 등을 중심으로 법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비상계엄 사태 조사 결과가 추가로 공개되면 논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유상범 의원이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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