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과 신규 보안 취약점이 급증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주요 금융사 간담회를 열고 전사적 대응 강화를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11월까지 추진되는 ‘IT 기본통제 자율시정’에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는 한편, 대응이 미흡한 기관에는 밀착 감시와 불시 현장점검 등 엄정한 사후 관리도 예고했다.
9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금감원 대회의실에서 이종오 디지털·IT 부문 부원장보 주재 ‘전 금융권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간담회’가 개최됐다.
금감원 관계자와 16개 주요 금융회사 CISO, 금융 유관협회·중앙회 IT 임원들이 참석한 간담회는 앤트로픽의 ‘미토스(Mythos)’ 등 프런티어 AI 등장으로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해 금융권 보안 체계를 점검하고자 마련됐다.
미토스(Mythos)는 앤트로픽사가 개발한 차세대 프런티어 AI(Frontier AI) 모델로,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 및 익스플로잇 생성에 특화돼 있다. 기존 생성형 AI를 뛰어넘는 고도화된 추론과 자율적 임무 수행,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춘 최상위 AI 모델로 꼽힌다.
실제 2026년 상반기 미국 NIST에 등록된 신규 보안 취약점은 3만587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6% 증가했고, KISA 보안공지 역시 199건으로 46.3% 급증했다. 해커들은 15개 이상의 생성형 AI 모델과 100여 개 보안 도구를 연동한 AI 침투 도구(CyberStrike AI)로 대규모 자동화 공격을 감행하며, 악성코드에 외부 AI를 연계해 보안장비 탐지망을 매시간 우회하는 정교한 공세도 펼치는 상황이다.
특히 사람이 목표만 지정하면 공격 과정의 80~90%를 AI가 자율 수행하는 국가 배후 해킹 조직 사례도 확인됐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은 5월 ‘금융권 보안위협 대응방안’을 수립한 이후 AI 기반 방어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6월 망분리 규제 1차 긴급 완화(10월 2차 예정)를 시작으로, 적극적 보안 패치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제재 면책(7월)과 금융권 AI 보안 가이드라인 제정(7월) 등을 순차적으로 시행해 왔다.
간담회에서는 금융사 경영진이 직접 관리해야 할 핵심 유의사항도 제시됐다. 경영진 중심의 IT 위험관리체계 수립과 정기 점검을 시작으로, 클라우드·오픈소스를 포함한 전 IT 자산의 통합 관리 체계 구축, 자산 중요도에 따른 보안 패치 자동화가 권고됐다.
또 모니터링 강화 및 접근 권한 개선 등 정보보안 대응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신속한 서비스 복구와 피해 통지·보상 프로세스를 확립해 침해사고 대비와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 당부됐다.
아무리 고도화된 AI 공격이라도 근본 원인은 ‘기본적인 IT 통제 미흡’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금감원 지적 사항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7월부터 추진 중인 ‘금융권 IT 기본통제 자율시정(2026년 7~11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권고했다.
IT 기본통제 자율시정 점검 대상은 ‘전자금융거래법’상 안전성 확보 의무가 적용되는 금융회사다. 각 기관은 금감원이 배포한 자가진단 도구를 활용해 △정보처리시스템 보호대책 △전산자료 보호대책 △해킹 등 방지대책 △공개용 웹서버 관리대책 △프로그램 변경통제 등 5대 핵심 부문을 자체 점검·보완해야 한다.
이종오 부원장보는 “프런티어 AI 기반의 보안 위협은 막연한 우려가 아닌, 금융회사의 생존과 직결된 현실의 문제”라며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의 진두지휘 아래 전사적 차원의 IT 보안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조직·인력·예산을 확충해 지능화된 사이버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AI 공세 속에서 IT 기본통제가 무너지면 막대한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경영진 주도의 자율시정 이행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성실한 자율시정 기관에는 사고 발생 시 제재 감면 혜택을 주되, 형식적 점검으로 대규모 침해사고를 유발한 기관에는 불시 현장점검과 밀착 감시를 통해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프런티어 AI 보안위협 대응방안을 바탕으로 망분리 규제 긴급 완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테스트로 얻은 방어 노하우를 전 금융권에 공유해 AI 기반 방어 체계 구축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디지털금융총괄국 관계자는 “금융보안통합관제시스템(FIRST)을 활용해 주요 위협 정보와 체크리스트를 신속히 전파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자율시정 체계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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