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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는 입주보증금 9억원에 달하는 최고급 시니어 타운이 등장했다. 반면 서울역 맞은 편 쪽방촌은 월세 20만원짜리 집에 사는 독거노인들이 많다. 위 사진은 ‘더클래식500’ 내부 모습[사진=더클래식500], 아래 사진은 서울역 쪽방촌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경제력이 있는 자산가들은 은퇴 후 식당·사우나·피트니스센터·병원시설 등을 갖춘 최고급 실버타운 입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과거 요양이나 치료 등 특수 목적을 위해 건립된 요양시설은 일반 주거 시설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입주보증금 약 9억원 ‘골드타운’…고령화 시대 상위층 ‘제2의 인생’ 나기
실버산업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실버타운이 얼굴을 내밀었다. 특히 상류층 자산가들을 겨냥한 고급 시니어타운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지하철2호선 건대입구역 앞에 위치한 ‘더클래식500’은 실버타운 중 입주보증금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일명 ‘골드타운’으로 불리는 이곳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에서 2009년 4월 380세대를 준공해 같은 해 6월 개원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주차장, 세탁소, 스크린 골프장, 사우나, 병원, 피트니스센터 등이 갖춰져 있다.
▲ 2009년 준공된 더클래식500은 상류층 은퇴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고급 시니어타운이다. 더클래식500의 입주보증금은 9억2000만원으로 국내 30개 실버타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더헤리티지’가 7억5000만원, 경기 용인에 위치한 ‘명지엘펜하임’이 4억2840만원으로 각각 2와 3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더크래식500. ⓒ스카이데일리
더클래식 관계자는 “현재 입주 보증금은 3년 계약 기준 9억2000만원”이며 “2013년 7월 기준 입주계약 100% 완료 상태로 현재 총 21세대가 입주 대기중인데, 부부 중 한 명이 60세 이상이어야 입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성급 호텔 시설을 갖춘 더클래식500은 입주민들에게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 무인건강정보 측정 시스템(U-Healthcare)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주민들의 체중·혈압 등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이외 게임룸·댄스홀·야외수영장·와인바·북카페·라이브뷔페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구랍 29일 기자가 찾아간 더클래식500 입구에는 4~5명의 안내직원이 입주민과 멤버십 고객을 돕고 있었다. 안내 직원에 따르면 거주자 외에도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의 경우에도 공동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오후 시간대, 피트니스 센터에는 다수 주민들이 시설을 이용 중이었고, 복도에서는 재활치료중인 입주민이 있었다.
입구에서 만난 김아진(가명·80세·여)씨는 “실버타운을 고려하다가 더클래식500을 택했다”며 “인근에 바로 지하철이 있어 교통이 편리한 데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 더클래식500은 호텔식 서비스, 국내 최초 무인건강정보 측정 시스템(U-Healthcare)을 도입한 건강관리 서비스, 게임룸·댄스홀·야외수영장·와인바·북카페·라이브뷔페 등 컬처·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만난 더클래식500입주민들은 고급스러운 거주시설에다가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
박주리(가명·86세·여)씨는 일반 주택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해 현재 5년 째 거주중이다. 그는 “전세금 10억원을 내고 들어와 한 달에 관리비로 200만원을 내고 있는데, 관리비를 내면 식당, 사우나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전했다.
‘실버타운 간 시어머니 양로원 간 친정엄마’를 쓴 저자 이한세의 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월~2014년 6월까지 실버타운 입주보증금 순위 조사 결과, ‘더클래식500’이 입주보증금 1위 실버타운이었다.
이어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더헤리티지’가 7억5000만원으로 2위, 경기 용인에 위치한 ‘명지엘펜하임’이 4억2840만원으로 3위, 서울 성북에 위치한 ‘노블레스타워’가 3억7500만원으로 4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시니어스가양타워’가 3억6876만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자식 있어 보조금 받기 힘들어…치료 못 받아 사망하는 노인 속출
서울역 10번 출구를 나와 남대문 경찰서 뒤에 위치한 쪽방촌에 들어서면 기울어져가는 집들이 밀집해 있다. 40~50년 된 집들이 밀집한 이곳은 과거 어린 여공들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었다.
기자가 쪽방들이 다닥다닥 마주한 골목으로 들어가자 쪽방촌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김진규(가명·58세)씨는 지난 20년간 노숙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이곳 쪽방촌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쪽방촌 골목을 서성거리는 기자를 보며 “사회복지사냐?”고 물은 뒤 “이곳 쪽방촌에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어려운 사람들만 모여 산다”고 답했다.
그는 “나처럼 노숙하다 자리를 잡은 중년들, 어려운 생활고를 겪는 젊은이들도 있지만, 몸이 아파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이 많은 곳이다”고 전했다.
▲ 서울역 쪽방촌에는 총 1000여개의 쪽방이 있으며, 이곳 거주민의 상당수는 독거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노인들은 서류상 부양 자식이 있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아파도 돈이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얘기를 나누던 중 언덕 밑에서 힘겹게 올라오던 박상철(가명·81세)씨를 만났다. 다른 지역에서 딸과 함께 살았던 그는 딸을 시집보낸 뒤 쪽방촌으로 이사와 약 20년 간 홀로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먼 곳에 사는 자식을 1년에 겨우 한 번 정도 만나고 있었다.
박씨는 “자식이 있다 보니 정부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다”며 “정부에서 나 같은 사람들을 전부 다 지원해줄 수는 없지 않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중풍으로 몸이 불편한 그는 일을 할 수 없어 전동휠체어를 타고 서울역 인근 무료급식소와 경로당 등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박씨는 정부 보조금으로 월세 20만원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대형 빌딩과 마주하고 있는 한 건물 입구에서 빨래를 하기위해 세제를 꺼내든 한 노인에게 다가갔다. 가족이 없는 윤세준(가명·62세)씨는 8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윤씨는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나마 나는 몸을 움직일 수 있어 다행이지만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도 못가고 사망하는 노인도 허다하다”며 “매년 대기업과 교회 및 단체에서 봉사를 오지만 큰 도움은 안 된다”고 했다.
쪽방촌에서 25년 간 거주중이라는 이찬형(가명·66세)씨는 “이곳 주민들은 99%가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며 “30대~60대 주민들은 하루 막노동으로 힘겹게 지내고 있고, 60대 이상은 노인정 등을 찾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사망한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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