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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213>노원역(區) ‘문화의 거리’
장사하려면 꼭 가봐야 할 메카 ‘강남같은 변방’
장사하려면 꼭 가봐야 할 메카 ‘강남같은 변방’
인구밀도, 학생수 전국 최고수준…1일 유동인구 70만명에 ‘권리금 10억’ 호가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5-24 00:03:53
‘노원 상권은 일주일이 7.5일’이란 말이 있었다. 옥상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면 사람들로 가득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노원역 상권 배후에는 노태우 정권 때 조성한 신시가지가 포진, 아파트가 밀집도가 서울에서 가장 높다. 1996년에는 지하철 7호선 환승 개통으로 더블 역세권으로 거듭난 이후, 경기 동북부 유동인구까지 녹아들었다. 노원역 이면도로에 자리한 ‘문화의 거리’는 노원역 상권 중에 젊은이들이 몰리는 먹자골목으로 형성됐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직장인이 가세했고, 향후 또 한번의 변신을 눈앞에 앞두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동북부 최대 상권 중 하나인 노원 ‘문화의 거리’를 취재했다.


  ▲ 노원 문화의거리는 해가 저물어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정 세대를 가릴 수 없이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주로 개인 점포보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눈에 많이 띄였다. 업종 또한 잡화점, 의류매장, 술집 등 다양했다. ⓒ스카이데일리
 
1980년대 후반, 마들평야였던 100만평에 아파트 4만5000세대가 입주했다. 베이비부머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자, 집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만든 신시가지였다. 이전까지 허허 벌판이 많았던 노원 지구는 서울에서 아파트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2015년 인구수(약 57만4000명)는 강남구와 거의 비슷하다. 
 
노원역 상권은 이 같은 배경을 안고, 서울 동북부에서 최대 상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노원역 4호선 1,2번 출구 이면도로에 위치한 '문화의 거리' 일대에는 식당과 주점 600여곳이 몰려 있다. 도봉, 강북뿐만 아니라 의정부, 동두천 등 경기 동북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거리로 꼽힌다. 노원 구청은 10년 전인 2006년 이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했고, 그로부터 5일 후 상가협의회가 결성됐다.  
 
문화의 거리에는 개인 점포보다는 프랜차이즈 업소가 많이 들어서 있었다. 거리엔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무리 지어 다녔다. 의류나 악세사리 매장도 들어서 있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김동일 상가협의회장은 “처음 거리를 조성할 때 30대 연령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지만 세대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거리가 됐다”며 “점포가 하나 생기면 평균 2~3년 정도 영업을 지속하고 10년 넘게 장사하는 곳도 20~30% 가량 있다”고 말했다. 
 
 
 ▲ 노원구가 매주 토요일 개최하는 문화 행사에 대해 인근 상인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상인들은 메인 시간대에 행사를 운영해, 영업에 지장이 생긴다고 말한다. 구청과 여러 차례 대화를 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건대 상권 다음의 가게 후보지로 노원역 일대 찾아…권리금 여전히 높아
  
노원구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한 주민은 “중고등학교 다닐 때 문화의 거리에서 함께 놀던 친구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도 노원에서 다시 모여 지금까지 함께 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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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 인근에서 10년 이상 꽃집을 운영해 온 이모씨(40)는 “첫 아이 학교 졸업할 때 찾아오던 손님이 둘째 아이 졸업할 때 다시 오기도 한다”고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기는 주로 젊은 층이 많이 오는 편”이라면서도 “특정 세대 구분 없이 모든 세대들이 찾아오는 곳”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과 오피스 상권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데 지도를 보면 사람들이 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강남에 가게 차리려던 분이 건대 상권을 찾고 그 다음으로 찾는 곳이 노원역 일대”라고 강조했다. 
 
전통주점을 운영하는 강모씨(63)는 “전통주점이라고 해서 높은 연령대 손님만 오지 않는다. 20대와 직장인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김 협의회장은 “지난해 11월 문화의거리 인근 직경 500미터와 노원역의 10개 출구를 기준으로 유동인구를 조사한 결과 하루 70만명의 유동인구가 집계됐다”며 “2007년 첫 조사 땐 30만명이었지만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고 밝혔다. 
 
 ▲ 노원 문화의거리 상가협의회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70만 유동인구가 발생했다. 문화의거리는 아파트 단지를 배후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유동인구가 확보돼 있고 인근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문화의 거리 입지 때문에 상권 시세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신라부동산 관계자는 문화의 거리 위치한 한 주점에 대해 “3층에 있는 80평 규모 가게의 경우 권리금 1억 6000만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90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4층 60평 매물은 권리금 1억1000만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75만원에 나와 있다고 전했다.  
 
동일부동산 관계자는 “중심 상권 1층 매장의 권리금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정확한 금액을 말하긴 어렵지만 1층 전용 30평 규모의 가게는 권리금만 10억을 호가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언뜻 보기에 거리에는 유동인파가 넘쳤다. 하지만 상인들의 체감 온도는 달랐다. 10년 이상 영업을 이어 온 상인들은 예전만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체로 이들은 문화의 거리 조성 이후에도 더 나아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14년 간 영업해 온 유모씨(50)는 “그 전에는 경기가 좋았고 솔직히 장사가 잘됐다”며 “2000년대 초반 오진권 놀부보쌈 전 대표가 노원 상권은 일주일이 7.5일이라고 방송에서 말한 걸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의거리가 생긴 이후, 별반 차이가 없었다”며 “예전엔 롯데백화점 직원들도 많이 나왔지만 백화점도 장사가 신통치 않다 보니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문화의거리 상설 공연 탓에 토요일 매출 떨어져” 상인들 불만  
 
유씨는 특히 토요일엔 매출이 확실히 떨어진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근처에서 토요일마다 열리는 문화행사 탓이라는 지적이다. 문화의 거리에 있는 상인 상당수가 문화행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는 이어 “메인 시간대에 무대 인근에 사람들이 몰려 정작 매장에 손님이 들어오기 힘들다”면서 또 “차도 못 지나가게 거리를 막아놓아 영업을 어렵게 한다. 구청에 민원도 넣고 공무원과 만나 면담을 했지만 소용 없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노원구는 4월부터 10월까지 와우패션클럽 빌딩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6시(7~9월, 7시)부터 2시간 동안 ‘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공연 때마다 평균 300~ 500명 정도의 관객이 무대 근처에 몰린다”며 “2008년 처음 시작할 당시엔 자주 열지 않았지만, 행사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매주 토요일에 정기 공연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15년 간 문화의 거리에서 점포를 운영 해 온 한 상인은 “요즘은 9~10시만 돼도 거리에 사람이 줄어든다”며 “손님도 4~5년 전보다 20~30%는 떨어진 거 같다. 매출이 해마다 줄어 지금은 한 달에 2000만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문화의거리를 포함한 노원역 상권은 다시 한번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 4월 18일 서울시 최대 도시재생 사업인 ‘신경제중심지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창동, 상계 지역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노원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창동차량 기지 일대를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약 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개발 호재와 맞물려 상권 위상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며 “계획대로 개발된다면 다른 지역 인구도 유입될 뿐 아니라 외국인도 많이 올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동일부동산 관계자는 “인근 주공3,7 단지의 경우 17평이 1억 후반 대에서 2억 3000~4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조금 떨어진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 볼 때 큰 폭의 오름세”라고 평가했다. 
 
반면 노원 문화의 거리의 한 상인은 “여기서 가깝다 하더라도 그쪽만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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