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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용인 나산초등학교 ‘나산오케스트라’
“아이들 하모니로 빛나는 오케스트라 만들었죠”
“아이들 하모니로 빛나는 오케스트라 만들었죠”
동심의 선율로 빚어낸 아름다운 화음…‘피아노 치는’ 교장과 ‘록밴드’ 교감 지원
신정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6-04 00:05:43
 
 ▲ 나산오케스트라는 나산초등학교가 경기도교육청 ‘혁신공감학교’에 지정되면서 지난해 4월 창단됐다. 연습은 매주 2번, 화·목요일 오전 8시 10분부터 40분 남짓이다. 초등학생에게 이른 등교시간이지만 참석률이 95%를 상회한다. 사진은 이른 시간부터 연습 중인 나산오케스트라 단원 학생들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오전 8시 10분. 아직 수업시작 전인 이른 시간에 경기 용인시 나산초등학교에서 합주소리가 들려온다. 바이올린·첼로·플루트·클라리넷·타악기 등이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선율의 주인공은 이 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나산오케스트라’다.
 
나산오케스트라는 나산초등학교가 경기도교육청 지정 ‘혁신공감학교’에 선정되면서 지난해 4월 창단됐다. 혁신공감학교란 참여와 소통, 개방과 협력의 학교 문화 만들기의 일환으로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습공동체를 일컫는다.
 
오케스트라를 희망했던 학생·학부모의 열정을 자양분 삼아 자발적으로 조직된 교육실천동아리를 통해 기악합주에 나섰던 교사들 그리고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이임현 교장과 이효섭 교감이 힘을 보태면서 마침내 학생 오케스트라단이 창단될 수 있었다.
 
“처음엔 오합지졸 단원들 숨은 재주 찾아”…열정으로 이룬 동심의 선율과 하모니
 
“창단에 앞서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인원들을 조사했어요. 한 30명 남짓이 악기를 다룰 줄 알더군요. 이 학생들 중에는 의외의 친구들도 보였어요. 악기와 거리가 멀 것만 같았죠. 숨은 재주꾼들을 모았지만 처음에는 오합지졸이었죠”
 
나산오케스트라 지도교사 신혜선 씨는 창단 초기의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다. 악기를 아무리 잘 다뤄도 결국 ‘하모니’를 이루기까지 숱한 노력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신 교사는 창단 전까지 경기교사오케스트라와 교내 기악합주 교사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러다 나산오케스트라가 창단되면서 전반적인 운영총괄을 맡게 됐다.
 
나산오케스트라는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가르치기도 하지만 평상시에는 신 교사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그녀가 다룰 줄 아는 바이올린을 틈틈이 가르친다. 제1바이올린 파트를 맡아 악보를 보는 법, 활 쓰는 법, 손가락 짚는 법 등 세세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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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순수하게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했어요. 지난해 10월에는 오케스트라단 자격으로 ‘평화·예술 어울림 한마당’에 참가해 공연을 펼치기도 했죠. 처음으로 외부 무대 위에 오른 학생들은 정말 즐겁게 연주했어요. 몇 년 된 오케스트라냐는 질문을 받았을 정도에요. 주변의 칭찬에 아이들도 더욱 힘을 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수업 전 40분을 할애해 연습한다. 창단 전부터 악기를 다룰 줄 알았던 학생들과 오케스트라 단원활동을 통해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 간 실력차이가 발생하지만 서로 보듬으며 연습한다.
 
“기껏해야 일주일에 40분씩 두 번 갖는 수업으로 이렇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지 몰랐어요. 학생들 개인별로 연습을 하고 또 서로 하모니를 맞춰 보면서 빠른 발전이 있던 것이었겠지요. 이제는 ‘크시코스의 우편마차’, ‘위풍당당 행진곡’ 같은 클래식부터 ‘캐리비안의 해적 메들리’, ‘아리랑 랩소디’와 같은 영화 등의 OST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할만큼 성장했습니다”
 
“연주 후의 박수갈채 짜릿해, 학생들도 느껴봤으면”…음악으로 바뀌는 아이들
 
 
 ▲ 나산오케스트라는 창단 6개월만인 10월 오케스트라단 자격으로 ‘평화·예술 어울림 한마당’에 참가해 공연(사진)을 펼쳤다. 김예지 오케스트라 외부강사는 “대회 나간 것 자체가 기적이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훌륭한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 중 일부는 ‘몇 년 된 오케스트랴냐’고 질문했다. [사진=나산초등학교]

이효섭 교감은 대학생 때 록밴드에 참여할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교사다. 통기타 연주를 주로 했었다는 이 교감은 나산초등학교에 부임하기 전 다른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과 록밴드를 결성해 학생·학부모들 앞에서 연주를 하곤 했다.
 
“그 때 학생·학부모 모두 다 놀란 눈치였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근엄하게만 보셨는데 공연을 하면서 그런 이미지가 깨진 거죠. 코믹하다고 하신 학부모도 계셨어요. 하지만 전 뿌듯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한층 가까워졌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이임현 교장은 대학교 재학 때부터 오르간을 배우며 피아노음악을 좋아하게 됐을 만큼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교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마음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어 오케스트라 결성을 지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때는 음악을 하는 순간이에요. 물론 관중 앞에서 연주를 하면 긴장하기 마련이지요. 두렵기도 하고 또 떨리기도 하지만 무사히 연주를 마치고 박수를 받는 순간의 기분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죠. 그 기분을 우리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 교장은 평교사 재직 당시부터 합주지도를 꾸준히 이어왔다. 학생들과의 협연도 종종 가질 정도였다. 그는 “악기 하나 다루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외국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유럽 등 선진국 중산층 사람들은 대부분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요. 학구열이 치열한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때 악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음악적 소양과 기초가 잘 닦일 필요가 있는 거죠.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성장했을 때 진정한 ‘문화적 중산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학교장들 모임에서 합주를 하곤 합니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끼리 처음 팀을 짜서 연주했을 땐 서로 놀랐어요. 다들 의외의 실력을 갖고 있다며 칭찬하기 바쁘죠. 퇴임 후에도 저는 음악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희망을 느낄 수 있고 기쁘기 때문이죠. 우리 학생들도 음악을 통해 저와 같은 기분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나산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학생·학부모 ‘열정’ 그리고 교사들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더해져 창단될 수 있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록밴드’ 출신 이효섭 교감, 신혜선 지도교사, ‘피아노 치는’ 이임현 교장 ⓒ스카이데일리

이곳 오케스트라 외부강사로 활동하는 김예지 씨는 나산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배울게 많다고 소감을 전했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과 화합을 볼 수 있어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활동하는 걸 재밌어 해요. 그래도 아이들인데 말을 안들을 때가 있죠. 그러면 저는 ‘연주 안하고 싶어요?’라고 질문해요. 질문을 하면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말을 잘 듣고 연주에 집중합니다. 진정 즐기고 있는 모습인거죠”
 
김 강사는 창단한지 6개월에 불과한 오케스트라가 대회에 나간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교장·교감 모두 음악을 좋아해 연주회를 할 기회가 비교적 많았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연주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해요. 연말에 학생들에게 한 해를 정리하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오케스트라 활동이었다고 주저없이 얘기하더군요. 강압적인 연습이 아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에서 하다보니 학생들의 열의와 참여율이 높은 것 같아요”
 
1주일에 두 번, 초등학생이 등교하기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연습연주에 참여하는 인원은 95% 남짓이다. 또 학생들은 음악연주를 통해 변화하기도 한다. 개구장이 친구가 음악에 매료돼 차분해지는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힘이 좋은 친구가 있었어요. 아무래도 거친 아이였죠. 이 친구가 하루는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하길래 기악과·타악과 선생님들을 불러 기초부터 가르쳤어요. 하루는 이 학생의 담임교사가 저에게 찾아와 ‘행동이 점차 개선됐다’고 말해주는데 정말 뿌듯했습니다”
 
나산오케스트라는 오는 8월 20일 경기 용인 기흥구 동백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청소년 어울림마당’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용인시청소년수련관으로부터 ‘용인시청소년 동아리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수련관 측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참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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