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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중국 발 한류·경제보복 맞대응론
적반하장 사드보복, 속수무책 저자세 ‘언제까지’
對미 대항마(北) 앞세운 술책 해석…한국 희생양 세운 꼼수에 맞불론 확산
최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8-11 12:05:01
2000년 마늘 분쟁 사건은 한국 정부에게 굴욕으로 남은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국내 마늘 산업이 위축될 것을 고려해 중국산 마늘에 31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한국산 휴대 무선 전화기와 폴리에틸렌 수입금지 조치로 맞대응을 했다. 결국 우리 정부는 마늘 관세를 이전 수준인 30%로 되돌린 후 사건을 무마했다. 16년 후 중국은 경제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무역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은 한국 비난 여론을 조성중이다. 보이지 않는 무역 장벽으로 한류 산업과 관광 및 유통업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G2를 자임하는 중국이 치졸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중국의 이 같은 보복 무역에 대해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진단했다.

 ▲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 전체 관광수입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중국인 여행객 감소가 확실시 되면서 유통업계는 9~10월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8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사진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거리 일대 ⓒ스카이데일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국내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 조치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언론은 혐한 여론을 조장하며, 한국 연예인의 활동과 한류 콘텐츠 규제 움직임을 보였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인 한류 스타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었다.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배우 유인나는 중국 후난위성TV의 28부작 드라마 ‘상애천사천년2:달빛 아래의 교환’ 촬영 중 하차 통보를 받았다. 드라마 촬영 시작 단계가 아니라 거의 촬영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통보를 받았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인공 김우빈과 수지의 중국 팬미팅이 무산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 측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팬미팅이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 없이 불가항력이란 표현을 써서 의혹을 증폭시켰다.
 
중국 안후이TV 요리 예능 프로그램 ‘쉬이니 더 차이’에서 외국인 패널로 출연 중이던 스타 셰프 맹기용은 지난 7월 녹화 당일 취소 통보를 받기도 했다.
 
중국은 한류 공연과 행사가 취소되는 상황을 보이콧이 아닌 안전상의 문제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별 무리 없이 허가를 내줬던 한류 공연에 대해 중국 측은 공연장 규모, 참석자 수, 행사 내용까지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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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G&C Factory 대표는 “중국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이익을 가져오는 부분을 민감하게 건드렸다”며 “예민한 부분을 건드려야 중국내 여론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저급한 방법이지만 김치파동이나 마늘파동에서 보듯이 효과가 크다는 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과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제조업과 달리 엔터테인먼트와 한류 문화 부분은 새롭게 이익이 창출되는 분야다. 아직 교역이나 매출 규모는 제조업에 비해 작지만 중국이 3차 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문화 콘텐츠 분야는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는 분야다. 국내 기업과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로 조그만 제지에도 파급력이 크다.
 
 ▲ 자료: 한국관광공사 ⓒ스카이데일리

여행·유통업 직격탄 우려…한국 전체 관광수입 40% 증발 위기
 
사드 배치 이후 여행, 화장품 등 서비스 산업 분야의 타격이 컸다. 우선 여행 부문에서는 상용비자와 선상비자 요건이 강화 강화됐다. 최근 중국 A여행사의 한국사무소 허가가 취소됐다. 이 여행사는 중국 상용 복수비자 신청에 필요한 초청장 발급 대행을 사실상 독점했던 곳이다. 중국 측은 허위 서류를 문제를 삼아 회사의 허가를 취소했다.
 
우태희 산업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비자 발급이 중단된 게 아니라 비자 발급을 대행하던 여행사의 자격이 취소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역시 A여행사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초청장 발급도 대행했기 때문에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독 한국이 가장 큰 불편을 겪게 된 것은 사실이다.
 
5일부터는 인천∼중국 다롄(大連) 페리 노선에서 발행하던 ‘선상 비자’의 중국 체류 기간이 30일에서 7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역시 중국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높인 것으로 해석되는 사례다.
 
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관광객을 모집하는 국내 B여행사 대표는 “사드 발표 이후 9월달 계약이 한건도 진행이 안 되고 있다”며 “이미 계약을 했던 곳도 보류 중이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중국 TV를 보면 한국 화장품이 문제가 있다거나 한국 여행이 바가지가 심하다는 내용의 뉴스가 많이 나온다”며 “중국 언론이 치사한 방식으로 혐한을 조성하고 있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여행사들이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9월에 중국인 여행객 감소가 확실시 되면서 유통업계와 화장품 업계는 9~10월 대목 매출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이 시기는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가 있어 유통업계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전체 관광수입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8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화장품 업계도 비상이다. 중국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비판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고, 통관을 강화해 매출 감소가 유력시 되는 데에다가 중국 여행객 감소로 면세점 및 로드샵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장품 업계 면세점 매출 비중은 25%로 면세점이 백화점 판매를 능가한 지 오래다.
 
 ▲ 자료: 관세청 ⓒ스카이데일리

WTO 가입상황서 강력 대응해야 중국도 난감…일각선 “무대응 하며 신중을”
 
금투업계에서는 한국과 상호 경제 의존도가 높아진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놓고 보복조치를 펼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한류 문화와 일부 통관을 거치는 품목을 중심으로 교묘한 보복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이 처한 입장이 정치·외교적인 면은 물론 경제적인 면조차도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WTO 가입국이지만 아직 시장경제지위국이 아니다. 중국이 반덤핑 관세를 맞아도 국제사회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이 보복 무역을 하면 시장경제지위국 획득의 명분이 없어진다.
 
일각에서는 “2000년 마늘파동 당시엔 중국이 WTO 가입국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WTO 가입국인 상태에서 아무 이유 없이 경제 보복을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고립을 초래하게 된다”며 “한국이 중국에게 강하게 어필하면 중국도 난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부분이 많아서 한국이 타격을 받으면 중국 역시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국제문제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한 관료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중국은 한국의 사드에 내심 견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묵시적 동조를 해 온 상황에서 한국에 간섭할 명분이 없다는 것을 자신들도 알고 있었다”며 “오히려 중국은 북한 핵무기를 이용해 괌과 오키나와 등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에 대한 호전적인 견제를 하고자 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결국 북한은 중국의 이용대상이고, 사드는 그런 과정에서 나온 미-중 간 패권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털어 놨다.
 
이 소식통은 이어 “따라서 한국이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속내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잘못된 태도다”며 “한국이 강력한 맞대응을 한다면 중국도 갈등을 고조시키는 태도를 보이겠지만 북한을 중국의 태평양 방어선 대항마로 활용할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한국의 강력한 대응은 중국에게 외교·군사적으로 나쁘지 않은 셈법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기회에 우리도 중국 농산물 등에 대한 통관기간 연장이나 검역 강화 등 비관세 장벽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우리 연근해에서 무차별 포획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에 대해 이번 기회에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들이 나온다.
 
이 같은 강력 대응설과 함께 무(無)대응설도 나오고 있다. 이는 중국과 한국이 경제적으로 절대 끊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상호 예상된 시나리오가 빗나갈 경우 위험을 초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중국이 사드 배치 이면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혹시 모를 이중삼중의 중국 심리전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는 강력한 맞대응을 한다면 결국 중국만 이롭게 하고 우리는 실속 없는 처지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상철 대표는 “중국과 미국의 기싸움에 한국이 끼어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국이 강짜를 부리는 것이다”며 “우리 정부가 민감하게 대응하면 대중적으로는 혐한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며 “지금은 민간교역에서 갭이 생기는 치열한 현실을 가장 우려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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