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신종 환각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마땅한 제재 방법이 없어 장소를 불문하고 버젓이 흡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환각제에 대한 엄격한 잣대와 더불어 이를 흡입하는 클럽, 유흥업소 등 업소에 대한 조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의 한 클럽 내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최근 신종 환각제 판매·흡입 행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급부상했다. 이산화질소를 담은 풍선을 사고파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산화질소는 신경전달 방해, 마취 등의 효과가 있어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붕 뜨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산화질소를 담은 풍선은 일명 ‘해피벌룬(Happy Balloon)’이라는 이름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처음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시작된 해피벌룬 판매·흡입 행위가 이제는 유흥가 길거리나 대학교 인근 지역에서 버젓이 발생하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산화질소 과다 흡입하게 되면 체내 산소 농도가 떨어져 질식, 호흡곤란, 기억상실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 신경장애와 백혈구 감소로 인한 악성빈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해피벌룬은 중독성이 없다는 이유로 ‘마약류’로 분류돼 있지 않다.
건강악화 우려가 있는 해피벌룬의 판매·흡입 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그동안 마약류 적발 시 투약자에 대한 처벌 위주로만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는 여론도 상당하다. 이번 기회로 마약 혹은 환각제 사용 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 대한 처벌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클럽서 시작된 후 급속도로 확산된 신종 환각제 ‘해피벌룬’…“또 하고 싶어요”
스카이데일리는 사회적인 문제로 급부상한 신종 환각제 ‘해피벌룬’의 판매·이용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서울 시내 유흥가를 찾았다. 우선 찾아간 곳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였다. 자정을 넘어 찾아간 이태원 일대는 술집과 클럽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피벌룬’을 판매하는 판매대가 버젓이 놓여 있었다. 그 앞을 지나는 시민들은 약간의 호기심을 드러내며 한 번씩 곁눈질로 살피곤 했다. 지켜본지 3분도 채 되지 않아 데이트를 즐기던 남녀 커플이 해피벌룬을 구매했다. 판매자는 풍선 하나를 5000원에 판매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들이마실 것을 권했다.
▲ 아산화질소가 담겨 있어 풍선, 이른바 ‘해피벌룬(Happy Balloon)’은 마약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흡입하면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이태원 거리에서 해피벌룬을 이용 중인 한 남성(사진 위쪽) 및 해피벌룬 내 기체 흡입 후 박장대소 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판매자는 코를 막은 채 풍선을 입에 물고 여러 차례 들이마셨다 내쉬었다를 반복하라며 이용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해피벌룬을 구매한 커플은 판매자의 말에 따라 풍선 내 기체를 들이마셨다 내쉬었다를 반복했다. 기체를 마신 두 사람은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들을 지켜보던 행인들도 크게 웃었다.
판매자 역시 같이 웃었다. 기체를 흡입한 커플은 약 10여초가 흐른 뒤에서야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멋쩍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주변 지인들에게 구매 의사를 물어 보기도 했다.
해피벌룬을 구매한 송정우(22·남) 씨는 “들이마시고 나서 얼굴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태어나서 처음 담배를 피우고 어지러운 느낌이 나는 것과 비슷한데, 풍선을 들이마시니 갑자기 웃음 밖에 안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또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해피벌룬을 마약류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중독성이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남용 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해피벌룬을 한 번 흡입한 이들은 연속적으로 흡입하는 경향이 짙어 중독성이 없다는 주장도 신빙성을 잃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해피벌룬과 같은 이산화질소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영국에 사는 18세 소년이 파티 중 아산화질소 과다 흡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현재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아산화질소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류 유통·판매·사용 빈번히 발생하는 장소에 대한 처벌 규정 마련 시급”
▲ 해피벌룬과 같이 신종 환각제 등이 처음 등장하는 곳은 바로 젊은이들의 놀이공간인 ‘클럽’이다. 클럽 내에서는 마약이 유통되거나 심지어 테이블 위에 버젓이 놓어져 있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마약 사용자 뿐 만 아니라 사용 장소에 대해서도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사진의 강남의 한 클럽 내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해피벌룬은 젊은이들의 놀이공간인 ‘클럽’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태원 거리에서 해피벌룬을 판매하던 노점상 주인은 “클럽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해 흡입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아이디어를 얻어 길거리에서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종 마약, 환각제 등이 처음 생겨나고 확산되는 장소인 클럽에 대해서도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마약 사용자 뿐 만 아니라 사용 장소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피벌룬 역시 클럽 내 마약투여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마약의 대체품으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에서 25년 이상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일대 클럽들에서 마약의 유통·판매, 혹은 이용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해외 유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귀국할 때 가장 많이 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취재 도중, 한 클럽 이용자로부터 “최근에는 이태원 일대 보다 강남 지역에 위치한 클럽에서 마약류 유통·판매·사용 등의 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진다”는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곧장 강남 지역의 한 클럽으로 이동했다. 클럽 앞은 오전 5시를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클럽 앞에서 만난 한 젊은 남성에게 강남 일대 클럽에서 마약류 사용 실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1년 전 까지만 해도 마약류 사용을 목격하는 일이 잦았지만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있고 난 후부터는 보기 어려워졌다”며 “대신 해피벌룬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클럽 등에서의 마약 사용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마약 사용 장소에 대해서도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과 같이 시설주들이 방조·방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는 시설주가 사전에 마약을 하는 등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해 처벌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며 “하지만 성매매 장소 제공자도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과 같이 마약 역시 유통·판매·사용 등이 적발될 경우 시설주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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