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독립운동부터 이승만 정권의 독재 타도를 외친 4·19혁명, 민주화를 위한 5·18광주항쟁, 6·10민주항쟁 등 한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회운동의 중심엔 언제나 대학생이 있었다. 최근 故 박종철 열사, 故 이한열 열사 등 대학생들이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사회변화를 부르짖었던 모습을 담은 영화 ‘1987’의 인기 덕에 대학생들이 중심이 됐던 과거의 사회운동은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게서는 과거의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행동 대신 입으로만 사회의 부조리만 한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유흥에 도취돼 놀기 바쁜 모습에서는 과거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던 대학생의 모습은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생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총학생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학생의 사회적 역할을 상기시키는 취지로 현재 대학생들의 생활 실태와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인식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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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사회문제를 대하는 대학생들의 태도가 기성세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을 고사하고 어지간한 일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경향이 짙다. 과거 대학생들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독재정권 타도,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끌었지만 최근의 대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개인의 이익과 즐거움만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 대학생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각 대학교의 총학생회가 제 기능을 상실한 점이 꼽혀 주목된다. 총학생회가 정치사회적 문제보다 축제나 문화사업 등에 치중해 있는데다 각종 비리에 연루되면서 대학교는 물론 국민 신뢰마저 잃어버렸다는 지적이다.
전 연령대 중 정치참여도 최하위 차지한 20대…사회보단 나를 위한 즐거움 우선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나타내는 연령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대학생이 속한 20대가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은 65.2%로 전 연령 최하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30대 72.5%, 40대 78.7%, 50대 89.9%, 60대 이상 78.8% 등의 순이다. 이는 19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대 총선에서도 20대의 투표율은 41.5%에 불과해 30대(45.5%)와 함께 절반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와 50대는 각각 52.6%, 62.4%의 투표율을 보였다. 60대 이상은 68.6%의 투표율을 기록해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학생들의 저조한 사회참여 활동은 무엇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대학생들의 경제활동, 소비패턴 등이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20대의 대출 및 연체, 파산 신청 건수 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자금 용처가 교육비나 생활비가 아닌 유흥을 위해 이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윤경·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20대의 대출건수는 26만5537건, 대출잔액은 9396억원에 각각 달했다. 지난 2013년 484건이었던 20대 파산 신청 건수는 2016년 들어 74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교육비·생활비 외에 유흥을 위한 무분별한 대출사례가 꼽혀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로 개인의 쇼핑이나 유흥 등을 위해 부모님께 손을 벌리거나 수입을 넘어선 지출을 하는 대학생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학생 정지혜(여·24) 씨는 한 달 수입 110만원을 모두 카드값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정 씨는 “월세랑 핸드폰 요금은 아버지가 내주신다”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버는 110만원은 대부분 쇼핑이나 유흥비 등 카드값으로 나간다”고 털어놨다.
이성현(가명·남·25) 씨는 “1980년대 대학생과 지금의 대학생은 다른 것 같다”며 “사회가 혼란스럽지 않은 만큼 나에게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용돈 대부분을 즐기는데 사용하는데, 부족한 부분은 일일 아르바이트 등으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사회참여 주축 각 대학교 총학생회, 유흥에 물들고 이권에 눈멀었다”
대학생들의 사회참여 부족 문제의 또 다른 원인으로 각 대학 총학생회의 기능 상실도 꼽혔다. 과거 1980년대 민주화 시대 변화를 이끌던 사회 주도적 기능을 각 대학교 총학생회가 최근에는 문화·유흥 위주의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24개 4년제 대학의 축제 예산에서 연예인 섭외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3%에 달한다.
심지어 몇몇 대학 총학생회의 경우 각종 비리에 연루되며 주변 학생들의 신뢰를 잃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간부가 학생회비 수백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내 유명사립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200여만원의 학생회비를 유용하다 적발돼 논란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총학생회 활동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까지 생겨나고 있다. 투표율이 미달돼 선거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례로 연세대학교의 경우 두 후보가 경합을 펼쳤지만 끝내 투표율 미만으로 무산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역시 학생회장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다. 한양대학교는 50%의 투표율을 넘지 못했고 경희대학교의 경우 개표는 했지만 후보 선거운동본부가 2/3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했다.
안드레(남·29) 전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은 “현재 대부분 총학생회 정치사회적 의제 제시보다는 축제나 문화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학우들에게 의제를 제시하고 결집시키는 기능이 고장났다”고 자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 총학생회 간부는 “대부분의 학생회 간부가 역사 속 대학생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간부들 먼저 사회적인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회산하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김민태 사무처장은 “정치권과 사회에서 대학생의 정치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콘텐츠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학생 역시 사회 변화에 대한 관심정도를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학생회 신뢰회복도 중요한 문제다”며 “총학생회 대표자 선거때부터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와 합심해 선거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신뢰를 회복시켜 나가야하며 공금횡령 등에 대한 제도적인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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