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간접적인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도움을 준다면 더욱 좋죠.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총 동원해 여러 사람들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소외된 이웃의 모습을 담아 온라인을 통해 모금 활동을 펼치는 ‘리듬오브호프(Rhythm of Hope)’는 지난 2014년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미디어 콘텐츠 봉사단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을 찾아 그들의 사연을 영상으로 제작한 뒤 온라인 모금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기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대학동아리로 시작한 리듬오브호프는 지난해 8월 비정부기구(NGO)로 발돋움했다. 대학 동아리만으로는 모금활동을 하고 전달하는데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모금액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리듬오브호프는 △시나리오 △작곡 △영상 촬영 △편집 △페이지 디자인 등 5가지 분야와 더불어 어려운 이웃의 사례를 관리하는 대외협력 등 총 6명이 한 팀으로 꾸려진다. 현재 70~80명의 인원이 활동 중이다. 회원들은 영상 제작 외에도 포스터, 카드뉴스 등을 만들고 영상의 배경음악을 직접 작곡·연주해 덧입히는 등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재능기부 봉사에 나서고 있다.
대학동아리서 NGO단체로 성장…서로 다른 이유로 참여했지만 함께 보람 느껴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언론홍보영상학을 복수전공하는 김다혜(23·여) 씨는 1년 반 가량 활동 해오며 지난 학기까지 회장을 맡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던 그는 잠깐의 봉사로는 어려운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단체에 합류하게 됐다.
“고등학생 때 봉사활동을 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회의감이 들었어요. 소외된 이웃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대학생 신분으로 돈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았죠. 그래서 단체에 합류하게 됐죠. 콘텐츠를 만들어 모금활동을 해서 모금받은 금액을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면 보람을 느껴요.”
중앙대학교 융합공학부 디지털이미징학과를 재학 중인 박세인(25·여) 씨는 ‘리듬오브호프’에서 활동한 지 1년 6개월 가량 됐다. 단체 내에서 ‘OB’로 분류되는 그는 졸업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활동 하고 있다. 리듬오브호프는 ‘OB(Old Boy·졸업생) 제도’를 두고 있다. 대학생 때 활동하던 이들이 졸업을 해도 계속 활동할 수 있게끔하는 제도다.
박 씨는 학과 소모임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리듬오브호프를 알게 됐다. 리듬오브호프의 초기 멤버였던 특강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가입을 결심하게 됐다. 동아리 활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동아리는 자기만족을 위해 활동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질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놀라웠죠. 특강 강사에게 설명을 듣자마자 가입기간도 아닌데 가입하게 됐죠.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를 맡으면서 운영관리국과 대외협력국 등에서 동시에 활동해요”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재학 중인 양문철(27) 씨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봉사한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다큐멘터리 PD를 꿈꿔 영상 관련 전공을 하게 된 그는 현재 촬영을 담당하고 있다. 카메라에 담아낸 영상을 통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어 리듬오브호프에 참여하게 됐죠. 제 전공을 살려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재정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다 보니 장비가 부족해 흔들리는 영상이 나올 때도 있지만 즐겁게 참여하고 있어요”
소외된 이웃의 사연을 따뜻한 영상으로…“열린 마음으로 바라봐 주길”
리듬오브호프는 소외된 이웃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장에서 이웃들의 모습을 담아낼 때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모금액을 전달하면서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양문철 씨는 리듬오브호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가입한 뒤 처음 맡았던 사례를 꼽았다. 처음이었던 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이 적지 않았지만 영상을 담아내면서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아무래도 처음 맡았던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죠. 뼈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골육종’에 걸린 12세 러시아 아이가 치료 받기 위해 우리나라에 찾아왔어요. 촬영을 하면서 적지 않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꼈어요. 주변 의료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했죠. 당시 제가 촬영한 영상을 보신 분들이 650만원을 모금해주셔서 잘 전달됐죠”
박세인 씨는 리듬오브호프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재촬영을 갔던 경우를 꼽았다. 한 차례 촬영을 하고 모금을 모두 완료한 뒤 다시 한 번 같은 사례자를 찾아가는 재촬영은 보통 잘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특수한 경우라 재촬영을 시도했고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다.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6세 아이가 있었는데, 아이의 어머니가 힘들어 떠나는 바람에 아버지가 혼자 돌봐야 했죠. 택시 운전을 하고 있던 아버지는 아이를 보조석에 태우고 일을 했어요. 돌보기도 하고 약도 먹여야 하니 어쩔 수 없었죠. 한 달 만에 990만원 정도 모금됐어요. 최근 다시 찾아가 촬영을 했는데 아이 아버지가 너무 즐거워 보여 뿌듯했죠”
김다혜 씨는 리듬오브호프 활동을 하면서 모금 플랫폼에 올라오는 비판적인 댓글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어려운 이웃의 이야기에 공감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부모님 두 분이 모두 뇌병변 장애를 앓고 슬하에 4살쯤 된 아이까지 있는 가정이 있었어요. 그 사례를 맡아 촬영했는데 아이가 문만 열면 맨발로 밖에 뛰쳐나가더라고요. 부모님이 누워만 계시니 밖에서 놀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거죠.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도 아프고 아이의 삶이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를 보고 어떤 분들은 ‘어려운 형편인데 아이를 왜 낳았냐’는 등 댓글을 통해 좋지 않은 말을 하기도 했죠. 고아로 자라온 부모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간절함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죠. 모금액으로 그 분들 삶을 모두 변화시킬 순 없겠지만 아이의 삶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약 1280만원의 모금액이 모였고 가정에 전달돼 아이 교육비로 쓰이고 있죠”
양문철 씨는 어려운 이웃을 촬영할 때 간혹 마음이 쓰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보람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 성공적으로 모금이 이뤄지면 결국 어려운 이웃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은 다리가 아예 절단 되신 분이 있었어요. 그 분은 이동할 때 항상 기어 다녀야 했죠. 그 모습을 촬영할 때 마음이 쓰이고 힘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 모습이 그 분의 일상이고 살아가는 방식이었죠. 현장에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어려운 이웃을 알리고 그 분들에게 모금액을 전달해 일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죠”
리듬오브호프가 제작한 영상 콘텐츠는 일방적으로 돈을 전달해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다혜 씨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돈을 드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데 의의가 있어요. 공감이 쉽진 않지만 많은 분들이 우리 영상을 열린 마음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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