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역과 일부 투기 과열 지역에 대한 집값을 잡기 위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규제 대책에 따른 부작용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열양상을 띄고 있는 특정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규제, 과세부과 등 수요 옥죄기에 돌입하다 보니 지방 부동산은 수요 부족 사태로 집값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에 주택을 보유했던 이들은 큰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문재인정부의 정책 활동에는 크게 호응하면서도 유독 부동산 정책에만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70%를 넘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잘 못하고 있다(33%)’는 답변이 ‘잘하고 있다(28%)’는 답변을 상회했다. 부동산의 경우 서민경제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과는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방부동산의 위기를 금주의 이슈포커스로 선정하고 집값 하락이 특히 두드러지는 경남 창원과 충북 청주, 충남 천안 등을 찾아 현재 부동산 시장 동향과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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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경남 창원|임현범 팀장, 남승진·신초롱 기자]문재인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실시된 이후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상남도 창원시의 피해 정도는 특히 남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부동산 규제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자 창원시민들의 시름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9104가구다. 이 중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시·도 지역은 경남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의 22.3%인 1만3227가구에 육박했다. 지난 1년간 전국 시·군·구 중 미분양 아파트가 1000가구 이상 증가한 지역 5곳 가운데 4곳 역시 모두 경남 지역에 속해 있다.
특히 경남 창원시는 1년 새 미분양 주택이 2446가구 늘어난 총 5663가구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주력 산업인 조선업과 기계산업의 위축 등으로 지역경기가 침체된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실시되면서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은 결과로 보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신규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집값 하락에 대한 창원시민들의 위기감을 점차 고조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창원시 집값 하락…성산구 아파트 시세 1년 새 10% 넘게 추락
한국감정원의 창원시 주간매매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100)을 기준으로 지난 2일 매매가격 지수는 96.20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과 경기지역은 상승폭이 꺾이긴 했지만 각각 0.06%p, 0.03%p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과 지방도시 간에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창원시 내에서도 중심구에 위치한 성산구의 가격 하락은 유독 두드러졌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성산구 소재 아파트의 1㎡당 시세는 평균 248만원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4월 1㎡당 284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집값이 무려 12.68%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의창구 소재 아파트의 1㎡당 시세 역시 26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6% 하락했다. 마산합포구도 181만원으로 전년 대비 7.65% 내렸다. 그 밖에 진해구 4.43%, 마산회원구는 1.91% 각각 하락했다. 창원시 전체에 집값 하락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창원시민들은 이러한 집값 하락 현상이 몸으로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해에 거주하며 창원에서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박성진(남·58·가명) 씨는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창원 집값이 최근에는 안 떨어진 곳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아낸 이후 그 여파가 창원뿐 아니라 주변 지역인 김해까지 미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도 2000만원 넘게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에서는 없어서 못 구할 정도의 귀한 대접을 받는 대형건설사의 신규 아파트도 창원시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대현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창원시 성산구 가음동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창원더샵센트럴파크’ 3단지 전용면적 84.87㎡ 평형대의 경우 분양가는 약 4억3000만원이었지만 현재 4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한화건설이 시공한 ‘한화가음 꿈에그린’은 지난해 8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이곳 아파트의 전용면적 84㎡(26평형) 평형대의 분양가는 평균 4억200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 3억9000만원에 급매물이 등장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창원센텀푸르지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입주가 시작될 때만해도 전용면적 84.9㎡ 평형대의 매매가는 4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 4억2000만원대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곳 아파트의 경우 분양 초기만 해도 분양가 프리미엄이 수천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조합원 물량까지 등장했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음동 소재 은정공인중개사 홍명화 소장은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프리미엄이 수천만원대를 형성하면서 4억 중후반대를 바라봤는데 정부의 8·2대책 직후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경기침체까지 맞물려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조합원 중에서 당장 중도금이나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매물을 던지듯 내놓으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꿈에그린에 입주했다는 이은숙(여·46) 씨는 “김해에서 살다가 직장 때문에 창원으로 이사하게 됐다”며 “주변에 대형마트나 백화점, 편의시설이 들어선 데다 창원 시내와도 가까워 집을 구매했는데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에서 펄펄 나는 대형건설사, 창원시에서는 미분양 굴욕…“정부 정책 재점검해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창원시 집값 하락은 지역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업과 기계산업이 위축된데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수요 가뭄으로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 마산과 창원, 진해 등 3개 도시가 창원시로 통합되고 지방혁신도시 사업이 추진되면서 아파트가 과잉 공급된 점도 집값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창원시의 집값 하락은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올해에만 무려 8802가구가 신규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창원시 미분양 주택 수만 5000여 가구가 넘는 상황에서 통합되기 전 옛 마산시와 진해시 등에 자리한 오래된 도심을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마산회원구에만도 약 66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대형건설사의 청약 실적은 낙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지난 2월과 3월부터 각각 청약접수를 받기 시작한 회원동 ‘롯데캐슬프리미어’와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 등은 이미 1순위 청약에서부터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롯데캐슬 프리미어’는 411가구가 공급되는 84A형에서 398건만이 청약접수 돼 13가구가, 124가구가 공급되는 84B형에선 82가구만이 청약 접수 돼 42가구가 각각 미달됐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청약접수 결과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해 후순위 청약접수를 앞두고 있다. 71가구를 공급하는 59B형과 59C형에선 각각 4명만이 청약접수 해 무려 67가구나 미달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33가구를 공급하는 72B형에서 29명이 접수해 4명 미달한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평형대 에서 과반수 이상 미달이 발생하는 사태가 초래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규제 일변도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과거 금융위기 이후에도 악성 미분양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중견건설사들마저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며 “서울·강남 집값 잡기에만 집중하다보니 지방의 부동산 위기는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강남만 바라보고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다 보니 수도권과 지방과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규제 완화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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