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며 내놓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부동산 양극화만 키우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서울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일부 지역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지방에선 미분양 주택이 쌓이면서 곡소리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의 수는 6만903가구로 전월 대비 3% 증가했다. 문제는 지방과 수도권과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의 수는 9970가구로 전월 대비 1.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지방은 5만933가구로 전월 대비 무려 3.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수도권과 지방 미분양 아파트 수는 각각 1만8014가구, 4만3049가구였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내놓은 정책들이 오히려 부동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6년 10월부터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남아있는 충북 청주는 지난 2월 미분양 주택만 2010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 물량의 2배인 약 1만920가구가 새로 분양될 예정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타를 맞은 경남 창원과 거제도 역시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건설사가 분양가를 낮춰 공급에 나서는 등 미분양 해결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사태 해결은 요원하다.
상황이 이런만큼 지방 부동산 집값 하락은 무서울 정도다. 지난 2월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창원 성산구 아파트 매매가는 불과 1년 새 8.6%가 하락했다. 창원 지역 전체로 봐도 아파트 시세가 5.2% 하락했다. 거제(-5.5%)부터 시작해 경북 포항(-2.4%), 충북 청주(-2.7%), 충남 천안(-2.6%), 등 아파트값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
지방이 집값 하락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정부가 잡겠다고 공언한 서울의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얼마전 분양했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에서는 10억원에 달하는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모델하우스에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정부의 규제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선호 지역에만 인파가 몰리고 지방엔 오히려 수요가 점점 줄어들거나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택 가격이 한 두푼이 아닌 이상에야 본인이 구매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줄 알면서도 구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단순히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일괄적인 규제만을 내놓는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방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 단순히 전매제한이나 1순위 자격 기준을 완화하는 청약위축지역 정책보단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는 것보단 양도세 감면 혜택과 지방 인프라 확충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지역별 맞춤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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