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인도 전역에서는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과 반중 시위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반중 감정이 뜨거웠었다. 60년 넘게 이어져 왔던 국경분쟁 갈등이 반중 정서의 도화선이 됐다. 얼마 전에는 베트남에서 반 중국 시위가 일어났다. 경제특구 조성 법안 제정 중 중국인들에게 특혜를 주는 조항을 삽입한 게 시위의 발단이 됐다. 정치·외교적 문제가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막대한 인구와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의 행태로 주변국들의 반중 감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경제적 보복이 반중 감정에 불씨를 지폈다. 사드 보복은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핍박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된 중국 정부의 갑(甲)질에 급기야 일반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 주목된다. 중국 제품의 불매 운동 등 우리 역시 반중 감정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반중 정서’와 구체적인 내용 등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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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사드배치에 따른 노골적인 경제 보복,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등과 더불어 암암리에 행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갑(甲)질까지 알려지면서 중국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여론이 높다. 이른바 반중 정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반중 정서는 과거의 그것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단순히 비판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먼저 행동으로 옮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대표적이다. 국내 5G장비 수주전에 뛰어든 화웨이, 생활가전 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 등에 대한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뿔난 국민들 “이젠 국민이 나설 때…샤오미·화웨이 중국산 절대 안산다”
최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미세먼지, 경제보복, 갑질 등 중국으로 인한 각종 피해에 일반 시민들이 직접 나서 대응하자는 취지다. 주부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일컫는 일명 ‘맘카페’에서는 중국산 제품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최민경(여·31·가명) 씨는 “우리는 중국 때문에 미세먼지로 창문도 마음대로 못 열정도로 고통 받는 데 중국의 샤오미는 우리나라에 공기청정기를 팔아 돈을 벌고 있다”며 “중국이 각성할 수 있도록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품들을 불매 운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강남·홍대 일대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직접 물었을 때도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남역에서 만난 김수진(여·43)씨는 “중국제품보단 국내기업 제품을 사는 게 경제에는 더 도움이 될 듯하다”며 “광고판 철거 같은 이슈들을 언론에서도 많이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광고판 철거 이슈는 중국 베이징 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광고판을 무더기 철거한 일을 일컫는다. 앞서 베이징시 당국은 경관 개선을 명목으로 한밤 중 1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광고판을 강제 철거했다. 경관 개선이 목적이라 했지만 우리 기업 외 나머지 광고판은 그대로 부착돼 있었다. 심지어 계약기간은 7년이나 남아있었다.
신사역에서 만난 김정현(남·49) 씨는 “당연히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며 “정부는 외교적 문제가 걸려있어 나서기가 애매할 수 있으므로 민간차원에서 중국의 안하무인격 행태를 규탄하고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갑질 피해 말 못하는 한국 기업…전문가들 “이대로 가단 영원한 乙전락”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행태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며 우리 정부의 단호한 태도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갑(甲)질 행태를 더 이상 두고봐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영원히 ‘을(乙)’로 전락해 우리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준공이 10개월이나 지연됐을 정도로 잡음이 있었다. 한 때 ‘중국 측이 기술이전을 하지 않으면 공장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요구가 있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으로 꼽힌다.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주자마자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 결국 중국 내 롯데마트를 철수해야만 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의 경우 1년 넘게 중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계속해서 누락되며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공업화신식부가 발표한 ‘2018년 7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한국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결국 포함되지 않았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광고판 내리면 우리도 중국기업 광고판 내리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당하고만 있다”며 “정치적으로 잘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우리 정부는 줄곧 저자세만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저자세 외교 가지곤 전혀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중국이 선진국들 기술을 열심히 훔치고 베껴 웬만한 분야는 다 따라잡고 이제 그나마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우월한 산업은 IT인데 이마저도 기술이 많이 따라잡힌 상황이다”며 “한국 기업들도 중국에 있는 사업장을 늘리기 보단 거리를 둬야하는 나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중국은 신냉전구도를 의식해 대외적 기조를 만들어나가는 한편 주변국들에게 약탈적 수준의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당장의 현실에 목맨 채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 향후 중국의 갑질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겉으로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척하면서 안으로는 대중의존도를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며 “일본을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든 중국과 오랜 기간 대치해온 베트남을 벤치마킹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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