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로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태는 정치·외교적 분쟁에 의해 촉발됐다는 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방한단체 관광 상품 판매 전면금지’ 조치 후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연간 관광손실액은 18조13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을 넘어 내수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에 돌파구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정부 사드보복 민생경제에도 직격타…“정부·정치권 대책 마련 시급”
얼마 전 정부는 중국의 사드보복과 관련해 국민들의 혼란을 야기할만한 태도를 보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무역기구(이하·WTO)에 중국을 상대로 제소하는 등 통상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튿날 청와대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당시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도발 등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며 “한·중 간 전략적인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중국에서 철수한 뒤 국내로 유턴한 기업들에 감세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으나 본질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에 직면한 바 있다. 해법조차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주무부처 간 엇박자 행보를 보이자 국민적 실망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았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중국정부의 한국관광 제재가 이뤄진 지난 3월 이후 매출이 급감했음을 지적하며 “정부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업주는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도 고되겠지만 국내 소상공인들이 입는 피해 또한 막대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대책마련에 몰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근의 또 다른 옷가게 관계자는 “사드보복 전에는 월 매출이 80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안일한 대책은 오히려 화를 키우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신사동에서 만난 최명호(남·42) 씨는 “이렇게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국가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굽히지 말고 강력하게 입장을 피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WTO제소 등을 비롯한 강력한 대응에 나서던지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하던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게 움직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규탄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 동대문시장 일대서도 비슷한 반응이 쏟아졌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중국의 보복이 현지에만 적용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민생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빠른 해결책이 모색돼야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은 소심하기 그지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국민 안전 위해 사드배치 해놓고 중국정부 눈치 왜 보나”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상당수 시민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방향성 설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강경책으로 중국정부와 맞서 싸울지 아니면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무게를 둘지 등을 정한 뒤 이에 걸맞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동대문시장의 한 상인은 “대기업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큰 토대가 된다면 소상공인들은 이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이다”며 “한 가지 방향성을 설정한 뒤 그 틀 안에서 외교력을 발휘하고 대책을 마련해 민생경제의 침체를 막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 사대주의에 빠진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그렇게 중국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배치가 이뤄진 것이라면 중국 정부에 사실을 분명히 주지시키고 보복 중단을 요청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당국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시민들 중 상당수는 국회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한 시민은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고 견제하며 동시에 해법까지 제시해야 할 국회가 자신들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느라 민생을 내팽개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몇몇 정당은 책임을 오로지 정부에만 떠넘기는 태도를 보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측은 “외교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 측은 “야당으로서 문제제기를 했고 대응책에 대해선 정부가 강구해야한다”며 “정부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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