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이한빛·문용균·배태용 기자]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유례없는 개선 국면을 맞고 있다. 남북 종전 선언이 이뤄질 겨우 남북 경제협력 역시 유례없는 활황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북 투자를 수반하는 제조업 분야는 남북경협의 상징이자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노동력, 넓은 공장부지 활용 못하는 북한…한국 제조기업 北진출 기대
현재 북한의 경제 규모와 소득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1인당 GNI는 146만원에 불과했다. 남한 3212만원과 비교했을 대 22분에1 수준에 불과하다. GNI(국민총소득)는 1년 동안 국민이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를 말한다.
지난해 북한의 제조업 생산 지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통계 사이트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북한의 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6.9p를 기록하며 2008년 24.1p 이후 최악에 가까운 수준을 나타냈다.
해외 자본의 북한 투자도 만만치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AIIB의 對북한 인프라 투자 가능성과 시사점’에 따르면 현재 북한 인프라 개발에 대한 투자는 가능하지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북한은 AIIB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비회원국이라도 총회 표결을 통해 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총회에서 표결을 (회원국의 2/3, 투표권의 3/4)을 통과해야 가능하다. AIIB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북경협이 본격화 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수준이 열악하고 해외 자본 유치가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인프라만 구축한다면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과 부동산 인프라 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들의 남북경협 참여 의사도 높은 편이다. 지난 25일 IBK기업은행 북한경제연구센터가 중소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북경협 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9.5%는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8.5%에 불과했다.
남북경협 사업의 참여 이유로는 낮은 인건비(76.8%·복수 응답 허용)가 가장 많이 꼽혔다. 북한시장 진출(52.5%), 의사소통 원활(33.3%), 지하자원 등 경제적 가치(20.2%), 북방 진출 거점 확보(2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현재 논의 중인 프로젝트에 포함된 지역들이 먼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개성공단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에 그 곳을 다시 개발해 확대한 후에 다른 곳들이 점진적으로 개발·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성 공단은 현재 2단계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서해 평화협력지대와 관련된 해주지역과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확대 되는 라선지역 등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 굴뚝 산업 중심지 조건 충분…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헤게모니 잡아야”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일부가 내놓은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 환서해경제벨트와 환동해경제벨트 등에 속한 지역이 남북경협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서해경제벨트는 수도권과 개성공단~평양~남포~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경협벨트다. 북한 내 물류단지와 경공업 제조단지 중심으로 산업·물류·교통벨트로 이용될 계획이다.
이 곳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2억4000만명에 달한다. 교통인프라 구축 속도에 따라 우리나라 서울과 중국 동북부 지역이 1일 생활권으로 묶이는 것은 물론 목포에서 중국 상해까지의 상당한 물동량의 이동도 가능해 진다.
H대학 경제학과 한 교수는 “이곳 경제벨트는 인구가 막대해 소비제품과 서비스분야의 사업전망이 밝다”며 “의류 등 소비재와 소규모 제조업체, 중소기업들이 진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곳에 진출한 기업들은 물류비·인건비 등의 감소 효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용이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환동해경제벨트는 원산~함흥~청진~나선을 지나 러시아로 연결되는 에너지 자원벨트다. 나아가 러시아 극동지방과 부산까지 연결되는 물류시스템은 일본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한의 막대한 광물자원 개발산업과 러시아 가스관과 연결된 에너지 산업분야 국내 기업의 진출 시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평양도 주목할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평양은 북한 내에서 노동력의 질이 가장 높고 최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곳이다. 북한은 현재 평양시 대동강변 강남군 고읍리 일대를 ‘강남경제 개발지구’로 지정해 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뉴욕의 맨해튼과 같이 해외 기업들이 다수 몰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일명 ‘평해튼’으로 불리고 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다양한 지역들을 볼 때 전통적인 산업지대로 알려졌던 곳들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로와 철도가 개통되고 육로가 움직이면 북한 내 지역들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돼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제전문가는 “북한 지역 내 개발과 투자가 활성화 되면 우리기업은 값 싼 노동력 구하기 위해 베트남까지 갈 필요성이 줄어들고 북한은 제조업 등 산업의 활성화로 경제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며 “북한과 미국과의 종전·평화 협정, 나아가 북미 수교가 북한의 개혁개방·남북경협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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