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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한준희 KBS 해설위원

“시청자 존중하는 겸손한 해설가가 목표죠”

MBC지상파 통해 해설 활동시작…해설·강연·강의 등 다방면에 활동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0-11 00: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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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현재 축구 해설뿐 만아니라 각종 강연·강의를 하고 있고 예능까지 출연하고 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축구 해설자로써 가장 중요한 덕목은 책임감과 겸손이라고 강조한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저는 한 경기를 해설하기 위해 양 팀의 경기를 최소 3~4개 경기를 시청해요. 해설자로써 시청자들에게 전술·전략·선수 정보 등을 상세히 전달하기 위해서죠. 요즘은 이런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해설자들도 있어요. 그런 해설자는 사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시청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겸손하고 열정을 잃지 않는 해설자가 되고 싶어요”
 
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청자들에게 경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몰입감을 더해주는 직업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포츠 해설은 그 종목에서 선수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몸으로 느끼며 경험했던 내용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의 경우는 유독 비 선수출신인 해설위원들이 많다. 이유는 예전에는 선수출신의 경우 비 선수출인에 비해 해외축구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준희 해설위원을 비롯한 초창기 비 선수출신 해설가들이 수준급 경기 해설을 선보이며 비 선수출신에 대한 인식을 높인 것도 한몫했다.
 
때문에 방송국에서는 축구기자, 에이전트 등 축구에 대한 정보가 많은 이들을 해설위원으로 뽑았다. 그 비 선수출신 축구 해설위원 중 한준희 씨는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해설위원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이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재치 있는 입담과 축구에 대한 폭넓은 지식 덕분이다. 현재 한 해설위원은 축구 해설뿐 아니라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으며 각종 강연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준희 해설위원을 만나 축구에 대한 그의 열정을 들어보았다.
 
어린 시절 늦은밤까지 분데스리가 시청하며 축구에 매료돼
  
한준희 해설위원의 어린 시절은 축구와의 사랑이었다.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이지만 한준희 해설위원의 집에는 운 좋게도 작은 텔레비전이 하나 있었다. 당시엔 저녁 6시부터 11시 50분까지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었으며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제한적이었다. 그 중 독일프로축구인 ‘분데스리가’를 45분 분량으로 보여주는 채널이 있었다. 이 채널이 그를 축구에 매표시킨 시발점이었다.
 
“어린 시절엔 마땅한 놀거리가 없었어요. 밖에선 친구들과 축구 한 판 하는 게 전부였고 집에 돌아와선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게 전부였죠. 그나마 그 텔레비전도 채널이 제한적이었어요. 때문에 재미가 없어도 봐야만 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시청할 수밖에 없었고 해당 종목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갖추게 됐죠”
 
 
▲ 한준희 해설위원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가 항상 곁에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 또한 한준희 해설위원이 축구관련 일에 종사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스카이데일리
  
“그 중에서도 독일프로축구인 ‘분데스리가’를 보는 시간은 제가 가장 기다리던 시간이었어요. 당시엔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없어서 전·후반 경기를 편집한 영상을 봐야 했죠. 사실 그 경기가 정확히 언제 열렸는지 알 순 없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죠. 저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축구에 매료됐어요”
 
한준희 해설위원은 이때 자신의 롤 모델을 만났다고 한다. 바로 故주영광 전 해설위원이다. 당시엔 축구해설자가 꿈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축구해설을 시작하면서부터 그는  故주영광 해설위원과 같은 해설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당시엔 해외축구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중계를 하는 사람들도 선수 이름을 모르는 게 흔한 일이었죠. 그 자리에서 작명하는 해설자도 많았어요. 대부분의 해설자들이 자신의 관찰과 직감에 의존했다면 주영광 선생님은 달랐어요. 여러 경기를 분석해 선수의 성향에 대해 정확히 짚어 주셨고 쉽게 설명해 주셨죠”
 
어린 시절 분데스리가를 보며 자란 한준희 해설위원은 당시 축구의 명문이었던 동북중학교와 중동중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축구부가 있는 학교에 진학하며 축구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진로는 축구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던 그는 서울대학교 해양학과에 진학한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과학철학과 과학사를 전공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였지만 미국에서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멈출 수 없었다. 오히려 미국에선 다양한 나라의 축구경기를 볼 수 있었다. 이때부터 그는 축구에 관한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학교 입학 시에는 이공계를 선택했지만 대학원에서 과학철학으로 전공을 바꿨어요. 그냥 관심이 생겨서 선택했죠. 어린 시절부터 전 어떤 문제에 대해 분석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로 했죠. 그런데 미국에서 새로운 길을 만난 셈이죠”
 
“당시 미국은 스포츠 선진국이었어요. 그래서 채널이 다양했죠. 축구 경기도 여러 나라의 경기를 중계해주었어요.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축구 경기를 시청했죠. 그러면서 시작한 것이 해외축구 사이트인 ‘사커라인’에 칼럼을 쓴 거였어요. 그런데 제가 쓴 칼럼을 보고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어요. 해설위원을 해 볼 생각이 없냐고요. 그게 시작이였죠”
 
“책임감과 겸손은 해설자의 기본덕목”…자격없는 해설자는 사라져야
 
한준희 해설위원은 문화방송(MBC)의 지상파 축구해설가로 처음 데뷔했다. 이때부터 그는 하나의 경기도 대충 보지 않았다. 때문에 한준희 해설위원의 집을 찾은 사람들은 그의 집엔 경기를 분석한 A4용지가 집안 한 가득이라고 말하곤 한다. 한 위원은 이것이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생각한다.
▲ 한준희 해설위원은 축구해설자를 꿈꾸는 청소년·취준생에게도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축구해설자라는 직업이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게 힘든 점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요즘은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분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어요. 정보력도 대단하고 해설자가 말하는 내용 중 틀린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죠. 그런데 몇몇 해설자들은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해설을 하곤 해요. 그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에서 중계를 하다 보니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한번은 축구 경기가 시작되고 10분 동안 양쪽 팀을 반대로 설명했던 해설자도 있었어요. 정말 어이없는 경우죠. 저는 그런 해설자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1시간 30분 동안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해설하는 건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그는 해설자의 기본덕목이 겸손과 책임감이라고 강조했다. “축구해설자가 많지 않다보니 축구팬들이 알아봐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자만해선 안 되죠. 단지 축구팬들이기 때문에 알아봐주시는 거죠. 대스타가 된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게 인기에 도취되면서 경기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항상 겸손해지려고 노력해요”
 
축구해설자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구해설자가 되고자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그는 그런 청소년과 취준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요즘 많은 곳에서 저를 불러주셔서 강연을 하고 있어요. 그때마다 많은 학생들이 축구해설자가 되고 싶다고 말해요. 어떻게 하면 해설자가 될 수 있는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하지만 전 그때마다 단호하게 말해주곤 해요. 다른 직업을 선택하라고요. 사실 축구해설자는 마음 편한 직업이 아니에요”
 
“취미일 때 봤던 경기가 해설자가 된 후엔 다르게 보일 때가 많죠. 해설을 하기 위해 수많은 경기를 봐야하고 중계시간도 불규칙적이라 일반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리고 대부분의 해설가들이 방송국과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하기에 미래가 보장된 직업이 아니죠. 저는 오히려 스포츠 관련 PD나 기자를 추천해 드리곤 해요”
 
인터뷰가 마무리될 쯤 한준희 해설위원에게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저는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요. 누군가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저는 바로 직전에 해설했던 경기라고 대답하곤 해요. 또한 가장 기대되는 경기가 어떤 경기라고 물어보면 다음에 해설할 경기라고 답하곤 하죠”
 
“그만큼 저는 현실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요. 미래는 알 수 없잖아요. 제가 이렇게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될 줄 누가 상상했겠어요. 그저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면서 살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목표에 대해서 물어보시면 하루하루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대답하곤 해요”  
 
[나광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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