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일변도의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관련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2년간 정부는 크고 작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주택시장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이에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거래가 끊기면서 이사업체는 물론 인테리어업·부동산 중개업·가전산업 등 관련 산업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경우, 매출이 줄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며 인테리어 업체와 부동산 중개업은 폐업이 늘고 있다. 일례로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4조1130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공기청정기와 대형 가전의 판매가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하면서 가전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전국에 폐업 신고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42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라 거래가 끊기면서 매출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와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좌초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 규제에 부동산 후방산업 휘청…가구·인테리어·부동산·이사업체 폐업
이는 정부의 강제적인 규제로 인해 매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85만6000건으로 2017년의 94만7000건에 비해 9만1000건이 줄어들었다. 이는 5년 평균치인 101만 건과 비교하면 무려 15.2%나 감소한 것이다. 특히 9·13 대책의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의 경우, 주택매매 거래량은 5만6000건으로 전년 같은 시기(7만2000건)에 비해 22.3%나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상승률이 발표되면서, 많은 집주인들이 세금 부담에도 버티기로 돌아서면서 매물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거래 잠김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상황까지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은 물론 건자재·인테리어·가구업 시장 등의 후방산업도 얼어붙기 시작했다. 이사하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인테리어나 가구를 교체하는 사람도 줄었으며 시멘트나 페인트, 벽지 등 건자재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 신규 분양이 늘어나면서 호조를 보였던 인테리어나 가구 등 건자재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건축자제 및 페인트 제조기업인 KCC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이 3조7822억원, 영업이익이 2436억원, 순손실이 23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부동산 규제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재작년과 견주어보면 매출은 2.1%, 영업익은 26.1% 감소한 것이며 순 손익은 423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인테리어 자제를 판매하는 LG하우시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3조2,66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7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증가한데 비해 영업이익은 51.6% 감소한 것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완성차 판매 감소 등의 부진에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 등의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구 제조 기업인 한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8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8.6%나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 9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6.5%가 줄었다.
개인사업자에 속하는 부동산 중개업이나, 이사 업체, 개인 인테리어 사무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부동산 중개업은 거래가 실종돼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이며 설상가상으로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폐업이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개업한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2만4367곳이며 반면에 폐업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의 수는 2만148곳에 달했다. 개업 업소와 폐업한 곳의 차이가 4219건으로, 2015년(5554건) 이후 가장 작았다. 서울시이사화물주선사업협회에 따르면 서울의 포장이사 업체들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당시 한 달에 평균 10건의 이삿짐 운반을 했지만, 올해는 5건 정도로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지역 부동산 관계자를 만나본 결과 거래실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울 광진구 소재 J부동산 대표 이호진(가명) 씨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의 강도를 급격히 끌어 올린 후로 아파트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수입이 급격히 줄었다”며 “지난달에는 아파트거래를 5건도 하지 못했고 월세 거래만 해 사실상 사무실 임대료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고 대부분 어려운 형편이라 최근에는 문을 닫은 부동산 대표들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거래가 끊겨 이사를 하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포장 이사업체의 이사꾼 서두철(가명) 씨는 “지난해와 비교해 이사 의뢰 건수가 절반 이상은 줄었다”며 “회사에 소속돼 있어도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이사를 하지 못하면 수입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홍보를 하고 있지만 문의가 없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규제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시장상황 고려한 정책 펼쳐야
전문가들은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인위적인 부동산 규제가 후방산업들까지 퇴보하게 만들고 거시적으로는 국가경제 자체를 흔들리게 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정부는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고집하기 보다는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중개업이나 가구, 인테리어, 이사업체의 침체 현상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고 볼 수 있다”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대출규제와 양도세 등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부동산 침체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후방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며 “이러한 현상이 연말까지도 지속된다면 산업경제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어도 연말 이후에는 거래 활성화에 대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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