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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아이 상처주는 정부의 보육정책

스카이데일리칼럼

박광신기자(kspark@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11 0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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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신부장(생활경제부)
가정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맞벌이 가정의 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보육서비스를 받고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을 방문하면 아이 혼자 방치돼 있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 전달받는 주간일정표에도 5시 이후 프로그램은 마련돼 있지 않다. 한마디 하고 싶어도 언론에서 아동학대 등 소식을 접하다보니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무서워 쉬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5시 이후에 아이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을 찾기도 어렵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나 식중독, 차량사고 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잇따른 어린이집 사태에 지원금 중단 등의 징계만 내린다고 현장이 달라지진 않는다. 사고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보육교사들의 잘못된 인성이나 무관심 등이 문제를 키워온 것이다. 정부는 어린이집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보육교사들의 정기적인 인성교육과 차량 알리미 설치 지원 등의 대책을 내세웠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결국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정부의 판단 미스에 어린이집 보육 환경개선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육·교육 현장은 보육시간이나 교사 인프라보다 담당 교사들의 교육서비스 질에 중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말이다. 아동 수는 줄어드는데 수요 때문에 보육시간만 늘린다고 보육·교육서비스 질이 달라질 수는 없다.
 
정부는 지난 7일 맞춤형보육을 폐지하고 실수요자에게 추가보육 제공을 골자로 하는 영유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모든 어린이집은 맞벌이·전업주부 상관없이 오전 9시부터 7~8시간의 기본보육을 실시하고 돌봄이 더 필요하면 45시간 연장 보육을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개정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육시간 늘리기만 급급할 뿐 보육과 교육의 본질은 또 뒷전이 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재 운영되는 어린이집의 실태조사는 제대로 됐는지조차 의문이다. 보육시간 연장과 보육교사확충만으로 야간반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보육과 교육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국비지원 보육교사는 전국 38000명 수준이다. 이번 새로운 보육체계를 전면시행하기 위해선 보육교사만 27000명의 충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보조교사 인력충원에 따른 예산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보육·교육 서비스질의 구체적인 개선사항은 언급돼 있지 않다. 부모들이 원하는 보육·교육 서비스와는 상당한 거리차가 있다는 말이다.
 
부모들이 원하는 보육·교육 서비스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올바른 보육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 조성이다. 여기에는 보육교사들의 역할은 필수 요소다.
 
하지만 몇 년째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문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저출산에 맞물려 어린이집 경영 등이 악화 되면서 오히려 몇 년 전보다 더 퇴보한 느낌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을 제외한 민간·가정 어린이집들의 보육교사들의 임금수준은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고 평가인증 등의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제대로 된 아이들의 보육·교육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보육시간만 늘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 3일 국회 앞에서는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영유아보육인 권리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소속 보육교직원들이 영유아법 개정안 폐지를 외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정안 발의에 앞서 학부모와 보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이다.
 
지금의 정부 정책은 귀 기울여야할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탁상행정만을 고집한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백년지대계로 불리는 교육에 있어서는 더 이상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책이 나와선 안된다. 교육 정책의 실패는 부모는 물론, 미래 한국을 이끌어 갈 아이들에게 상처만 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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